집중호우에, 무너지고 잠기고…수마에 할퀸 ‘광양’
집중호우에, 무너지고 잠기고…수마에 할퀸 ‘광양’
  • 김호 기자
  • 승인 2021.07.12 08:30
  • 호수 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일간, 옥룡면 최고 439mm
시설물·농작물 재난피해 막심
진상 산사태 현장복구 구슬땀
경찰, 공사 현장 연관성 조사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광양지역에는 옥룡면이 최고 439mm(골약동 최저 302mm)를 기록하는 등 평균 356.5mm의 집중호우(7월9일 기준)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시설물 109개소와 농작물 33.2ha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설물 피해는 산사태, 도로 침수파손, 건축물 파손, 배수로, 토사·석축 유실, 가로수 전도, 마을 하수처리시설 역류 등이다.

시에 따르면 옥곡면(12곳) 옥룡면(4곳) 등에서 크고 작은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봉강면(7곳)과 중마동(4곳) 등에서는 도로 침수가, 진상면(5곳)에서는 건축물이 전파하는 피해를 입혔다.

또한 농작물 피해는 벼침수 19.2ha, 하우스 침수 14ha 등 30농가에서 12개 품목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앞서 지난 6일 집증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 위 전원주택 공사 현장에서 토사가 밀려 내려와 1명이 숨지고 주택과 창고 등 건물 5채가 파손된 진상면 비평리 탄치마을 재난현장에서는 8일부터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특히 피해복구 현장에는 31사단 장병 20명과 마을주민, 굴삭기·덤프트럭 등 복구장비가 투입돼 토사에 묻힌 주택 잔해와 농기구, 가재도구 등을 꺼내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시는 사고 현장 진입로가 좁아 토사를 모두 걷어내고 복구하는데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고로 인해 이재민이 된 마을주민들은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있으며, 시와 농협 등에서 식사와 라면과 생수 등 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시 관계자는“비가 계속 내려 지반이 약해진데다 추가 산사태 우려가 있어 대비하고 있다”며“유족과 이재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경찰은 산사태 매몰과 이로 인해 발생한 사망사고가 마을 위 전원주택 공사와 관계가 있는지 연관성 규명을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전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7일 전원주택 신축 공사장 현장사무실과 건설 관계자 사무실, 광양시 담당부서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업무상 과실·행정 감독 소홀 여부 등을 검토하기 위해 압수한 자료들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현장은 2019년 4월부터 다세대 전원주택 3개동 건립을 위해 터 닦기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지난 1월 지반 평탄작업을 마무리하고, 착공 시기를 조율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공사현장의 붕괴 위험 등을 우려해 최근 1년간 3차례에 걸쳐 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해 6월 공사현장에서 돌덩이가 굴러 떨어져 아래쪽 민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적극적인 행정 감독을 요구했지만 결국 주민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산사태가 나기 한달쯤 전에도 사업부지 경계에 석축을 쌓는 것은 위험하다는 민원을 냈고, 광양시는 공사업체, 토목설계업체에 사면 안전성 검토 등을 제안했지만, 법적 의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산사태 피해를 입은 주택과 60여m 거리에서 진행한 토목 공사와 연관성을 두고 불법이 있었는지를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건설업체 대표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