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눈] 사람은 어떤 모습이라도, 모두가 소중하다
[시민의 눈] 사람은 어떤 모습이라도, 모두가 소중하다
  • 광양뉴스
  • 승인 2023.03.05 10:54
  • 호수 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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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 광양YMCA 사무총장
김정운 / 광양YMCA 사무총장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부모들의 한결같은 마음은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안전하게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는 학부모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요즘 뉴스에서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학교폭력 사건은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kbs 보도에 따르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되었다가 사퇴한 정순신 본부장의 아들 정 군은 피해자에게 “제주도에서 온 돼지”, “좌파 빨갱이”,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의 폭언을 일삼고, “자신의 아버지는 아는 사람이 많아 나를 신고해도 재판에서 승소한다”와 같이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를 앞세워 가혹한 학교폭력을 행사했다. 

또한 특정 신문을 보았다는 이유로 “빨갱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식당에서 “왜 사람이 밥 먹는 곳에 왜 네가 오냐”, “구제역에 걸리기 전에 사라져라”라는 가해를 저질렀다고 한다. 

결국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가해학생을 전학을 결정했지만 아버지 정순신이 재심을 청구하여 출석정지 7일로 줄었다고 한다. 

가해 학생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도 피해자에게는 치유하기 힘든 일일진대 정 군의 부모는 “물리적으로 때린 것이 있으면 더 변명의 여지가 없겠지만 언어적 폭력이니 맥락이 중요한 것 같다” 같은 말을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에 교사도 대단히 실망스러워했다고 비판하였다. 

가해자는 재심청구, 행정소송 집행정지 등 모든 법적 절차를 동원하여 질질 끌다가 민사고를 졸업하였고, 서울대 철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가해 학생이 아버지의 모든 찬스를 다 동원하여 당당하게 대학에 입학하는 동안 피해 학생은 심한 공황 증세 끝에 자살 시도까지 했고 결국 학업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새 학기 모든 부모와 선생님들의 바람대로 학교폭력 없는 즐거운 학교,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생, 부모, 선생님,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지각이나 결석, 성적 저하, 기운이 없고 불안,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를 본 후 당황하거나 괴로워하는 모습 등을 본다면 학교폭력 피해자가 아닌지 주의 깊게 바라보면 좋겠다. 

그리고 피해 학생의 부모라면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니”, “지금이라도 이야기해 주어서 고마워”와 같은 충분한 공감과 지지를 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부모가 지나치게 흥분하면 아이는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으니 감정을 잘 조절하여 자녀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차분하게 대화를 이끌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폭력을 당한 자녀에게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고 폭력 당한 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대화는 절대 금해야 한다. 

학교폭력의 예방은 가정과 학교 사회가 모든 사람은 어떤 상황과 처지에 있더라도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정당하게 경쟁하는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적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