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끝난 청매실농원, 매실 수확
이틀 만에 끝난 청매실농원, 매실 수확
  • 김호 기자
  • 승인 2023.06.12 08:30
  • 호수 1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확량, 평년 20% 불과 ‘한숨’
부족한 가공분, 수매로 보충
△ 청매실농원 홍쌍리 명인이 손수 매실을 수확하고 있다.
△ 청매실농원 홍쌍리 명인이 손수 매실을 수확하고 있다.

한 해 평균 8~90톤을 수확해 오던 홍쌍리 명인의 청매실농원조차 올해 불어닥친 역대급 매실 흉작의 타격을 피하지 못한 채 수확량이 30여톤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매실이 평년의 20% 밖에는 열리지 않아 보통 10여일 걸리던 매실 수확이 올해는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불과 이틀만에 끝나버린 것이다.

이는 비단 청매실농원만의 상황이 아닌 다압면 일대에서 나타난 상황이며, 올해 매실 작황이 나쁜 원인에 대해 청매실농원 측은 품종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 3월 평균기온이 높아 빨리 핀 꽃들이 갑작스런 꽃샘추위와 서리로 인해 냉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천만다행인 일도 생겨났다. 매실 열매가 많이 맺히지 않아 작황은 나쁘지만 이로 인해 수확한 열매들이 크고 좋은 특상품이라 손실을 줄이는 데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청매실농원 관계자는 “매실나무가 냉해나 꿀벌 수정 부족으로 열매를 많이 맺지는 못했지만 뿌리에서 영양분이 올라오는 양은 같은 만큼 개체 수가 적을수록 열매는 커졌다”며 “예년에는 한 나무에서 좋은 매실과 안 좋은 매실이 같이 열렸지만, 올해는 전부 굵고 좋은 것만 수확하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청매실농원에서 수확한 매실로 생산하는 가공제품은 약 50여가지에 이르고 이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매년 300톤에서 500톤 정도의 매실이 필요하다.

다압면 내 매실농가를 비롯해 지역 농협들과 지역 매실 산지에서도 수매를 통해 부족분을 채워 왔지만 올해는 흉작으로 인해 더 많은 매실을 수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청매실농원 관계자는 “올해 매실 수확량이 역대급으로 감소해 가공식품용 매실이 많이 부족하다”며 “수매에 협조해 주시는 다압면 매실농가를 비롯한 많은 분들께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올해 같은 매실 흉작 피해가 오지 말라는 법이 없지만 자연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며 “다만 올해 같은 예기치 못한 한파와 서리 등 냉해에 대비해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광양시에 따르면 올해 광양지역 매실 수확량은 예년에 비해 약 30%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를 비롯 지역농협 등에 따르면 올해 매실 작황이 저조한 것은 봄철 냉해와 꿀벌감소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