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은 누가 만들어야 할까?
황금알은 누가 만들어야 할까?
  • 광양뉴스
  • 승인 2023.06.18 22:09
  • 호수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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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용광양제철소 협력사협회장
이광용광양제철소 협력사협회장

최근 우리 지역 광양에 대한 뉴스가 전국 뉴스로 빈번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고공농성에 대한 뉴스에 이어 하역업체의 기습파업, 그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직장폐쇄를 감행했다는 뉴스까지 연일 보도돼 외지에 나가 있는 지인들의 뜬금없는 안부인사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지역에서 우리 이웃이 함께하는 회사, 특히 협력사협회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협회 회원사의 일이기에 안타까움이 더할 나위가 없다.

금번 파업과 직장폐쇄가 실시된 회사는 제철소 원료 하역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제철소 조업의 첫머리 관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업무로 직원들의 자긍심도 꽤나 대단하고 제철소에서 타작업을 하는 협력사와 비교해서 처우도 괜찮았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한 회사가 지금같은 사태의 홍역을 치르고 있다니 필자도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어디서 무엇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 왔는지 타산지석의 교훈으로라도 궁금하기 그지없다. 

필자가 알기로 해당 회사는 전년도에도 노조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청으로 갈등을 겪다가 자본금까지 잠식당하는 경영난에 은행 대출이 불가해지자 주변 회사들에게 경영진의 신용으로 운영자금을 차입해 임금인상을 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한 어려운 고비를 넘긴 뒤라 이제는 회사를 살리는 일에 전력하리라 생각했으나 순진한 경영자의 착각이었을까? 현실은 작금의 사태로 전년보다 더한 대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아 해당 회원사의 향후 생존 여부가 염려스럽기도 하다.

현재의 상황으로 악화되기까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정이 어찌되었는지 궁금증 해소 차원에 알음알음해보니 제철소 주요 작업임을 볼모로 사용자도 어찌 할 수 없도록 새벽시간 기습파업으로 경영진과 포스코를 겁박하고 사용자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침해하는 무리한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같은 경영자로서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진리는 제쳐두고 일반적으로 생각해도 좀 더 당당하고 신사적으로 본인들의 요구를 피력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협상하고 그러다가 부족하면 정당하게 파업통보를 하고 파업을 했다면 좀 더 당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노조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정당한 파업이라기보다 기습적 파업으로 경영진과 제철조업에 상처를 주고 그 고통으로 인해 노조의 존재를 인식하게끔 만드는 행동으로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어찌되었든 현재의 상황은 노조는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였고 제철소 조업의 주요 역할을 인식하는 사용자는 작업을 중지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직장폐쇄로 노조원들의 작업설비 접근을 제한하고 다른 대안으로 근근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안그래도 심각한 경영악화 상황이 가중될 것을 감수한 결정임은 말 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승자가 있을까? 만족이 있을까? 있다면 누가 승자이고 누가 만족한 결과를 얻을수 있을까? 감히 판단컨데 승자도 없고 누구의 만족도 없을 것이다. 노사 모두에게 상처만 남지 않을까 추정해 본다. 노사가 극렬히 대립되었던 과거 대부분의 사례들이 그러한 결과로 종결되었음을 우리는 익히 보아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가 아는 이솝우화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직장을 선택했을 때 내 직장이 처음부터 황금알을 주리라고 생각하고 입사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또 처음부터 황금알을 줄 수 있는 직장은 있기나 할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키워나가야 하는 것은 경영자뿐이 아니라 근로자도 함께해야 가능한 일이다. 

설사 황금알은 아니라 튼튼한 알이라도 계속 낳을 수 있도록 보살펴야 할 것인데 성급한 소수의 무리한 주장으로 성장하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과오는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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