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서 또다시 ‘백탁수’ 유출
광양서 또다시 ‘백탁수’ 유출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7.02 17:57
  • 호수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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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인동 국가산단 일원서 누출
원인 미상…매립 슬래그 추정
강알카리 성분, 해양오염 우려
지속적인 유출, 대책마련 절실
▵ 지난달 25일, 우수관로에서 유출된 백탁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 지난달 25일, 우수관로에서 유출된 백탁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태인동 국가산단 일원에서 백탁수가 유출돼 전남도와 광양시가 조사에 나섰으나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태인동 국가산단 해안도로에 위치한 우수관로에서 백탁수가 누출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광양시는 전남도와 합동으로 조사에 나서 의심되는 공장 몇 군데를 추정하고 공장 내 폐수에 대한 성분검사의뢰를 맡겼다. 그러나 백탁수가 우천시 우수관로를 통해 유출되고 있어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백탁수의 발생 원인이 다양하고 환경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 물질이 발견되더라도 백탁이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을 경우 연결성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만 원인으로 제강슬래그를 성토재한 매립지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지난 2008년 광양제철소가 동호 둑을 개방했을 당시와 2016년 컨테이너부두 동측배후단지에서 유사한 백탁수가 유출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유출된 백탁수의 경우 광양시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해당 침출수에서는 수소이온농도 PH가 기준치(6.5~8.5)를 크게 웃도는 11.8의 강알칼리성을 띠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양국 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백탁수는 대부분 매립된 슬래그가 빗물을 만나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국가산단 내 신규 공장들이 설립되며 추가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독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백탁수는 강한 알칼리성을 가지고 있어 인근 해역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10년여가 넘도록 슬래그로 인한 강알칼리성 백탁수가 광양 바다로 지속적으로 흘러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백 사무국장은 “당초부터 차수벽이나 적절한 매립 비율을 지켜 공사해야 한다”며 “한번 침출수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우수관로 특성상 추후 조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성분 검사 등 조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구체적인 원인을 찾아 행정조치 등의 처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