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공항 이용객은 늘어가는데…“공항버스가 없어요”
여수공항 이용객은 늘어가는데…“공항버스가 없어요”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7.10 08:30
  • 호수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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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민 30%, 공항이용 예상
대중교통 이용 시 최소 2시간
자율버스 검토중이지만 ‘의문’

#최근 제주로 여행을 떠난 광양시민 A씨는 최대한 휴가 기간을 길게 보내고 싶어 배편을 이용해 제주를 찾았다. 여행 중 급한 일정이 생겨 광양으로 돌아와야 했던 A씨는 부랴부랴 항공권을 구매해 여수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여수공항에 도착한 이후가 문제였다. 

택시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너무 많아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했지만 순천을 거쳐 광양으로 향하는 방법밖엔 없었던 것이다. A씨는 결국 30분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택시를 이용할 수 있었다. 

 

코로나 방역이 해제되자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이 늘고 있음에도 여수공항으로 가는 대중교통편이 없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2023년 5월까지 4만8082명의 광양시민이 제주시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4만4000여명, 2021년 6만1000여명에 비해 지난해 9만6000여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여름 휴가 기간 이전임에도 5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제주를 찾아 10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배편 이용객과 항공편 이용객을 명확하게 분류하긴 어렵지만 올해 여수공항을 이용한 이용객은 25만명에 달한다. 주로 여수, 순천, 광양시민들이 이용한다는 점과 제주뿐만 아니라 김포노선도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하게 추정해도 올 한해 광양시민 30%이상은 여수공항을 이용하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여수공항을 이용하는 광양시민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광양에서 여수공항을 이용하려면 자차나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하루 5회 운영 중인 270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여수에서 환승하거나 순천으로 이동해 환승해야 한다. 만약 환승 시간이 딱 맞아 떨어지더라도 최소 2시간가량 소요된다. 광양과 여수공항을 오가는 공항버스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운행이 중지된 이후 재개되지 않고 있다. 

시민 A씨는 “자차를 이용하더라도 공항 주차장에 자리가 없을 때도 있고 주차비를 계산해야 해 출장이나 여행기간이 길어질 경우 주차비용도 부담스럽다”며 “택시를 타면 편도 4만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자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5일 공항운영 개선위원회를 열고 여수공항에 260대 규모의 주차 공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여수, 순천, 광양으로 구성된 행정협의회는 취항사 지원금액 확대와 함께 자율버스 도입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시설 개선이나 재정지원에 그치지 않고 광역행정협의회를 통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율버스의 경우 불규칙한 도로 환경, 높은 대형화물차량 통행량 등으로 인해 현실적인 도입이 어려운데다 구체적 도입 시기 역시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앞서 행정협의회는 지난 3월 제35차 정기회의를 열고 ‘여수공항 활성화’를 위해 여수공항 취항사인 아시아나 항공에 2024년까지 연간 1억 5천만원의 재정지원과 함께 광역권 자율버스 도입을 위한 용역을 시행하고 자율버스 시범운행 지구 신청을 하기로 했다. 광양시는 여수공항 재정지원금 중 10%인 1500만원을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