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지역 학교 절반 ‘석면 학교’
광양지역 학교 절반 ‘석면 학교’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7.10 08:30
  • 호수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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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 공개
전남 45.4%, 전국 평균 ↑
“목표 보다 안전제거 중요”
일부 학교, 방학 중 철거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 초등학교 석면철거 현장에서 음압기를 작동시키지 않고 제대로 작동한 것처럼 기록했다. 음압기가 작동할 경우 벽면에 부착된 비닐이 부풀어 오른다. (제공=환경보건시민센터 보고서 갈무리)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 초등학교 석면철거 현장에서 음압기를 작동시키지 않고 제대로 작동한 것처럼 기록했다. 음압기가 작동할 경우 벽면에 부착된 비닐이 부풀어 오른다. (제공=환경보건시민센터 보고서 갈무리)

정부가 2027년까지 학교 내 석면 전면 제거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광양지역 학교 중 절반은 석면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공개한 ‘학교석면문제 보고서 431호(광주전라제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광양시 소재 초중고 52개소 중 26곳이 석면 학교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면은 악성중피종암, 폐암, 후두암, 난소암 등을 일으켜 WHO(국제보건기구)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고 2011년 석면피해구제법, 2013년 석면안전관리법이 시행되며 건축물에 대한 석면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2027년까지 학교 시설 내 석면건축자재를 모두 해체·철거할 목적으로 2017년부터 매년 2827억 씩 총 2조8270억원을 투입해 ‘학교시설 석면제거 추진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은 45.4%가 석면 학교로 전국에서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경상남도가 48.6%로 가장 높고, 강원도가 9.5%로 가장 낮았으며, 인근 광주는 30.7%, 전북은 13.1%로 집계됐다. 

특히 광양의 경우 △초등학교 29곳 중 15곳(51.7%) △중학교 14곳 중 8곳(57.1%) △고등학교 9곳 중 3곳(33.3%) 등 절반에 이르는 학교가 아직 석면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여름방학 기간인 7~8월 중 △광양가야초 424㎡ △봉강초 708㎡ △광양여자중 112㎡ △광양중 86㎡등 총 4곳이 석면철거가 계획돼 있어 하반기에는 석면 학교가 42%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학교 석면철거 목표 달성보다 ‘안전한 석면철거’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석면철거과정에서 안전대책이 미흡하고 안전지침이 잘 지켜지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당초 일정보다 앞당기려는 시도는 엉터리 석면철거를 부추기는 것으로 위험하다”며 “철거과정에서 안전지침을 어기는 업체, 학교, 교육청에 대한 엄격한 처벌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감시체계 통해 철거 전 과정 감시 △부분철거 지양 △향후 5년간 철거일정 수립 △석면노출인원에 대한 대책마련 등을 요구했다. 

광양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도교육청에서 세운 중장기계획에 따라 최대한 본예산에 반영해 석면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며 “일부 인문계 고등학교의 경우 학사 일정 조정이 힘든 경우가 있지만 협조만 원활하게 진행되면 2027년까지 전면 제거하는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경단체와 외부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석면 모니터링단을 운영해 최소 3번 이상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철거 과정에서도 안전 지침을 지켜 석면 없는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