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비롯한 전남 학도병, 6·25참전 ‘73주년 기념식’
광양 비롯한 전남 학도병, 6·25참전 ‘73주년 기념식’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7.17 08:30
  • 호수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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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의무 없던 중학생 183명
전국 최초 ‘혈서’ 쓰고 자원입대
‘학도병의 날’ 기념일 지정 촉구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전 국토가 적화되기 직전인 1950년 7월 13일, 입대 의무가 없던 광양·여수·순천·보성·고흥·강진 등 전남지역 17개 중학교 학생들이 주축이 된 183명의 학생들이 자원입대해 화개전투, 진주촉석루전투, 진동사수전투에 참전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혈서를 쓰고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했던 날을 기리는 ‘전남지역 학도병 출전 73주년 기념식’이 여수에서 개최됐다.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회장 고효주)는 지난 13일 여수진남문예회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6.25참전 학도병의 날’을 정부 기념일로 지정해달라고 촉구했다. 기념식에는 생존학도병 및 유가족, 6.25 및 월남전참전 등의 국가유공자, 보훈·안보단체, 군 장병, 예비군지휘관, 여수공고, 여수중, 구봉중 학생 및 교육장, 학교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자원입대했던 전남지역 학도병 최초의 전투인 화개전투가 벌어진 7월 25일을 ‘6.25참전 학도병의 날’ 정부 기념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만규 학도의용군 6·25참전기념사업회장은 청원서를 통해 “피 묻은 군복의 의미와 함께 피 묻은 학생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남지역학도병 출전 73주년 기념식’을 기점으로 6·25참전 학도병 최초의 전투인 화개전투일 7월 25일을 ‘6·25참전 학도병의 날’ 정부 기념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면서 “이를 위해 범국민적 청원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금부터라도 위기에 처한 조국 수호를 위해 자진입대, 청춘을 던져서 나라와 국민을 지켜낸 어린 영웅들, 전국의 수많은 한국전쟁 참전 학도병들의 희생과 헌신 등을 모든 국민이 함께 기억하고 예우하면서 미래세대에 전승시켜야 할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정부 당국은 헤아려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진 기념식은 1950년 7월 13일 오후 2시 학도병으로 참전한 군번 없는 어린 용사들의 훈련과정, 북한군 최정예 6사단과 마주친 화개전투 등 영상물 상영과 학도병 추모를 위한 경과보고가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편 자원입대한 학생 183명은 ‘조국 수호’의 혈서를 쓰고 당시 순천에 임시 주둔하던 국군 15연대에 자원입대했다.

이들은 6개 소대의 독립 학도 중대로 편성돼 9일간의 기초훈련만 받은 후 열차를 타고 전선에 투입됐다. 실탄사격 한 번도 못 해본 상태로 뒤늦게 M1 소총을 지급받아 화개장터 건너편 야산 진지에서 대기하던 중 섬진강 변을 따라 진주로 향하던 북한인민군 최정예 6사단 선봉 대대를 전투를 벌였다. 

그 결과 학도병 70여 명이 전사했지만 북한군의 진로를 1주일 이상 지연시키며 ‘낙동강 최후방어선’ 구축해 부산을 방어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당시 학도병들의 전공은 지난 2007년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이 화개장터 인근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유해와 은제 회중시계, 십자가, 만년필 등의 유물을 발견하며 알려졌다. 이를 알리기 위해 2014년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가 조직돼 10년 째 매년 기념식 거행 및 각종 선양사업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