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결과…신뢰도 ‘0’
실 이용자 의견, 빠져있어
“도로환경 개선 우선해야”
광양시가 무장애도시를 만들겠다는 선포식을 개최에도 불구하고 대책 마련에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광양시는 시청 2층 상황실에서 ‘광양시 지방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위원들은 “용역에서 진행된 설문조사가 결과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박문섭 의원은 “조금 달라질 것이란 기대와 다르게 예전 방식에서 한 치도 어긋나지 않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문제로 지적된 점은 용역사가 시행한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해당 용역을 진행 중인 ㈜전남경제연구원은 장애인 100명, 만 65세 고령자 200명, 비(非) 교통약자 100명 등 총 400명으로 구성된 모집단을 설정하고 △교통수단 △여객시설 △보행환경 등에 대한 이용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교통약자들이 느끼는 만족도는 67.8점으로 집계됐으며, 저상버스 만족도가 76.8점으로 가장 높았고 바우처 택시가 60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에 박문섭 의원은 “한번이라도 전동 휠체어를 타고 저상버스를 이용해 본다면 얼마나 터무니없는 점수인지 알게 된다”며 “5년 주기로 한번씩 세워지는 법정계획이기 때문에 단순한 자료 생산에 그친다면 앞으로 5년은 무장애 도시가 미뤄지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버스는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자연스럽게 저상버스로 대폐차될 것이기 때문에 정량적 수치 또한 개선될 것”이라며 “단순히 버스 숫자, 택시숫자 등 정략적 수치가 아닌 레드존 확대나 방지턱 완화 등을 통해 저상버스 운행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휠체어를 이용 중인 김진욱 위원 역시 유사한 의견으로 박 의원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김진욱 위원은 “저상버스는 계단을 이용하기 힘든 교통약자들을 위해 보급되고 있기 때문에 휠체어나 유모차 등 이용 빈도가 높은 사람들의 의견이 더욱 담겨야 한다”며 “이용자뿐 아니라 버스기사들의 의견도 폭넓게 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용역사는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실제와 다를수 있는데다 시간, 비용 관계상 폭넓은 조사를 하기엔 한계가 있었다”며 “지적해주신 정성적 측면을 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붉어진 용역은 ㈜전남경제연구원이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 4월 1920만원에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용역기간을 6개월로 잡았다. 다음달 6일이 용역 완료일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용역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박문섭 의원 “레드존·방지턱 정비” 요구
박문섭 의원에 따르면 저상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들은 버스를 인도 연석과 나란히 정차하는 게 어렵다고 호소한다.
버스레드존(붉은색으로 포장된 주정차절대금지 지역)이 짧은 탓에 전·후진을 반복해야 하는 데다가 앞뒤로 불법주정차된 차량이 있으면 이마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버스가 낮기 때문에 높은 방지턱을 지나야 할 경우 버스 흔들림이 심한 부분도 불편사항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더나가 관련 법령에 의하면 과속방지턱은 버스 정류장 20m이내에 설치해선 안된다.
박문섭 의원은 “사실상 현재 광양시 저상버스는 0점에 가깝다”고 질타하며 “저상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버스 정류장 주변 도로 환경 정비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드존 길이 연장 △정류장 인근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 △방지턱 정비 등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