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관광포럼·대토론회 개최…속내 는‘이순신 랜드마크’
시, 관광포럼·대토론회 개최…속내 는‘이순신 랜드마크’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9.25 08:30
  • 호수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 공감대 형성 위해 개최
일각선 “정해진 결과, 연극”
빠지지 않는 주제로 ‘이순신’
참석자 일부, 시 연관 직원
△ 지난 19일 광양시는 광양시청 대회의실에서 ‘2023 광양관광 활성화 포럼–역사와 관광 접목방안’을 개최했다.
△ 지난 19일 광양시는 광양시청 대회의실에서 ‘2023 광양관광 활성화 포럼–역사와 관광 접목방안’을 개최했다.

광양시가 관광활성화 포럼, 시정 대토론회 등을 연거푸 개최하며 ‘이순신 랜드마크’를 위한 시민 공감을 얻기 위해 팔을 걷어부친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인화 시장의 공약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보여주기’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광양시는 최근 3차례에 걸쳐 시민들에게 광양과 이순신 장군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관광활성화포럼을 개최했으며 8월에는 열린시정 대토론회에서 주요 주제로 ‘광양시 랜드마크 건립방안’을 선정한 것이다. 

정인화 시장이 다수의 시민들을 초청해 여러 차례 ‘랜드마크 건립’을 강조하고 나선 데는 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된 ‘초거대 이순신 장군 철동상 건립사업’과 관련해 “시민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정 시장은 ‘이순신 철동상’을 건립하기 위해 민자를 유치하겠다며 용역비 3억원을 책정했으나 의회는 “현실성 없는 사업”이라며 단칼에 거절했다. 이후 ‘랜드마크 건립’으로 수정하고 용역비 2억원으로 변경해 제출한 결과 소관 상임위는 통과했지만 결국 예결위 단계에서 1표 차이로 부결됐다. 

당시 의회와 시민사회에서 제기된 반대 의견을 종합해보면 현실성이 떨어지고 광양과 ‘이순신’의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시가 실시한 용역 결과를 토대로 민자를 유치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철동상 사업이 관광 흐름과 맞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정 시장은 방향을 선회해 ‘초거대 이순신 철동상’에서 ‘광양을 빛낼 랜드마크’로 변경했다. 내부에 전승기념관이나 호텔, 카페 등을 갖춘 이순신 모양의 건축물 및 부대시설을 유치해 광양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것. 이 과정에서 수 차례에 걸쳐 시민들을 초청해 ‘관광 활성화’와 관련한 토론회 및 포럼을 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뻔히 결과가 정해진 연극 같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지난 5월 광양예술창고서 개최된 관광포럼 3번의 발제 중 ‘광양관광 활성화 랜드마크 조성’이 포함된 데 이어 9월 시청서 열린 관광포럼은 아예 ‘역사와 관광 접목방안’이란 주제로 진행돼 “광양에 이순신 랜드마크 건립을 필요하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8월 개최된 열린시정 대토론회에서 현안 과제 4개 중 하나로 ‘이순신 연계 랜드마크’를 선정했다. 이날 1부에 진행된 발제에서도 이순신이 빠지질 않았다. ‘광양에 나타난 이순신 장군’이라는 주제로 현재 동아일보에 재직 중이며 ‘정유재란’ 저자인 안영배 부국장이 발표했다. 안영배 부국장은 지난 19일 관광포럼에서도 ‘역사와 관광 접목방안’을 발표하며 이순신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시가 각 행사당 100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다고 밝혔지만 3곳의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 상당수가 겹치는 점도 지적됐다. 열린시정 대토론회에는 시가 직·간접적으로 관여 중인 중간조직과 연관된 사람들도 다수 참여해 사실상 찬성의견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광양시의회 한 의원은 “진정한 공감대 형성보다 시에 우호적인 인사들을 초청해 강연하고 토론한 결과로 ‘이순신 랜드마크’를 추진하기 위한 당위성을 만드려는 것 같다”며 “전국적으로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이 시기에 민간사업 유치를 위한 필요성 용역을 굳이 시에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관심을 가진 시민들 중 매번 시간을 낼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다 보니 행사 중 다소 겹치는 시민들이 있을 수 있다”며 “열린시정 대토론회와 관광포럼 주관 부서가 다르다 보니 강연자가 연속해서 오는 것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관광포럼 예산은 광양시관광협의회에서 맡아서 진행했으며 회당 1000만원씩 총 2000만원 가량이 소요됐으며 열린시정 대토론회는 외부 업체와 1920만원에 용역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