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치질의 모든 것
[의료칼럼] 치질의 모든 것
  • 광양뉴스
  • 승인 2023.12.29 16:15
  • 호수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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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천
•광양사랑병원 중재혈관외과 원장

치질은 직립 보행하는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으며 직장 하단과 항문 부위에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잘 발생합니다. 기어 다니는 어린 아이나 초등학생 또는 사춘기 이전의 어린이에게서는 거의 찾아볼 수 가 없으나 50세 이상인 경우 두 명 중 한 명꼴로 치질을 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입니다.

치질은 천천히 발생됩니다. 감기같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항문에 치핵이 커지기 시작하여 증세를 일으키며, 기간은 수개월 혹은 수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치질(치핵)은 항문 근처에 위치한 정맥에 피가 몰려 발생하는 일종의 정맥류로 항문·직장 부위에 혈관 압력 증가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아프고 피가 나고 가려워집니다. 변비가 있거나 변이 딱딱하면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집니다.

치질이 생기는 주요 원인은 복압이 증가하거나 항문에 울혈을 초래 할 수 있는 생활습관이 주 된 원인입니다.

화장실에 오래 쪼그리고 앉아서 과도한 힘을 들여 배변하는 습관, 항문의 울혈을 초래하는 지나친 음주, 오랫동안 선 채로 또는 앉아서 일하는 변화 없는 자세, 무거운 것을 든다거나 헬스, 임신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치질의 증상은 선홍색 출혈, 항문 덩이, 항문 통증 등이 가장 흔한 증상이라 하겠습니다.

병원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변볼 때 피가 난다는 것입니다. 항문과 직장 끝에서 피가 나기 때문에 선홍색을 띠며 혈전성 치핵이 아니라면 대부분 통증은 수반하지 않습니다.

또는 대변볼 때 혹은 대변을 본 후에 ‘항문 안쪽에서 무언가가 빠져나온다’라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는 치핵 조직이 항문 안쪽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혈전성 치핵인 경우, 빠져나온 항문 조직에 피가 고이면서 불거진 치핵 조직과 함께 심한 통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치질의 치료방법은 진행된 정도와 동반하는 증상에 따라 수술적 치료 또는 보존적 치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보존적 요법은 배변 완화제 복용, 식이요법, 통증 치료, 좌욕과 배변습관의 교정 등이 해당하고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치질은 진행 정도에 따라 1도부터 4도까지 나눌 수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치핵 조직이 항문 바깥으로 빠져나온 후 저절로 들어가지 않고 손가락으로 밀어 넣어야만 복원이 되는 정도, 즉 3도 이상의 경우가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다만, 너무 잦은 출혈 등으로 빈혈이 생긴다든가, 혈전 등으로 통증이 심한 경우 등 그 증상에 따라서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치질이 대장암으로 발전한다고?

치질이 대장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치질 등 항문의 양성질환과 대장암은 근본적으로 발생기전과 병리가 다르기 때문에 치질이 대장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치질을 예방하고 악화를 방지하는 실천 가능한 습관을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① 화장실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소비하거나 배에 과도한 힘을 주거나 오래 앉아있는 배변습관은 치질 발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배변시간은 3~5분 정도로 짧게 마치는 것을 권장합니다.

② 변비는 항문에 긴장을 유발하여 치질의 중요한 위험요소입니다. 평소에 녹색잎채소나 과일, 통곡물 등을 통하여 많은 섬유질을 섭취하고 하루에 8잔 이상의 물을 섭취하면 변을 가볍게 만들고 장내 노폐물을 제거하게 되어 변비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③ 치질 예방을 위해서 38~40도 정도의 온수에 5~10분 정도로 하루에 2~3회 좌욕을 권장합니다. 좌욕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괄약근을 이완시켜 통증을 감소시키며 상처의 치유를 도와줍니다.

④ 대변을 본 후에 항문 주위를 청결하게 유지해 주기를 권장합니다.

⑤ 과음을 하게 되면 항문 혈관이 팽창되고 확대되어서 치질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⑥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는 습관은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항문 주변에 압력을 가해서 항문의 혈압을 높이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장시간 앉아서 작업 시 1시간에 1번 2분정도는 스트레칭 하길 권장합니다.

일상생활 중 혈변, 항문 통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대장 항문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