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전용공간 Y카페] Y카페, 지역 청소년들의 오아시스가 되다
[청소년 전용공간 Y카페] Y카페, 지역 청소년들의 오아시스가 되다
  • 김호 기자
  • 승인 2024.02.23 17:48
  • 호수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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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청소년 위해 꼭 필요한 시설 ‘자리매김’
광양YMCA 회관 개관 1주년, 뜻깊은 성과
무료 간식비 위한, 선한 기부 행렬 ‘365천사’
하루 100여명 찾는, 청소년들의 ‘핫플레이스’

지난 1996년 창립해 27년만에 회관(광양중학교 인근)을 마련하고 지난해 2월 16일 개관한 광양YMCA(이사장 박두규)가 회관 개관 1주년을 맞았다.

특히 회관 개관과 함께 문을 연 청소년 전용공간 ‘Y카페’는 지역민들의 관심과 사랑, 후원과 응원으로 인해 지역 청소년들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Y카페가 무료 간식과 무료 커피·음료 제공, 버스킹 공연 가능 등 청소년 소통의 장으로서 그들의 취향과 맞아떨어지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지금은 하루평균 100여명(방학 중 30여명)의 지역 청소년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Y카페 하루 커피·음료·간식 재료비 5만원을 후원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선한 관심과 후원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광양YMCA는 이들을 ‘Y카페 365천사’로 명명했다. 

Y카페는 특히 그동안 “광양지역에는 청소년들이 맘 놓고 갈 만한 데가 없다”는 푸념 섞인 평가 속에서 지역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끼면서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나가 후원하는 천사들이 줄을 잇고 있어 매주 광양신문 지면 1면에 소개되고 있는 한 주간의 ‘Y카페 365천사’ 명단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청소년들에 대한 정책 발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Y카페를 기획하고 운영해오고 있는 김정운 광양YMCA 사무총장에 따르면 Y카페가 문을 연 2023년 한해동안 Y카페 무료 간식비 후원에 참여한 365천사는 모두 322명으로 집계됐다.

김정운 사무총장은 “당초 예산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오직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 후원 참여에 기대를 걸고 운영을 시작했었다”며 “시민들의 감동적인 후원 참여로 인해 간식 공급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점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기억도 있다.

어느 날 80이 넘은 허리 굽은 한 할머니가 Y카페 앞을 지나다가 들어오셨길래 김정운 사무총장은 차와 간식을 대접하면서 잠시 대화를 하게 됐다. Y카페가 시민들의 후원을 통해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혜택을 지역 청소년들이 받고 있다는 이야기 등 Y카페의 의미를 전해드렸다. 

그러자 할머니는 “너무 좋은 일을 하는데 그냥 갈 수 없다”며 찻잔 밑에 꼬깃꼬깃 접은 5000원짜리 지폐(사진)를 두고 가셨다. 감동 받은 김 총장은 지폐를 사진으로 남겼고, 그 5000원짜리 지폐는 지금도 Y카페에 보관돼 그 감동과 사랑을 기억하고 있다.

특히 ‘Y카페’가 운영되면서 당초 기대하지 못했던 순기능이 발생하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Y카페를 기획하고 운영해오고 있는 김정운 광양YMCA 사무총장은 “Y카페가 운영되면서 가장 큰 수확이라고 평가하는 부분은 학교생활 부적응 등으로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위기 청소년들을 만나게 됐고, 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YMCA 본연의 취지인 사회공헌 이념과 부합하는 것으로 무척 뜻깊게 생각한다”며 “지역 청소년들이 마음껏 끼를 발산하고 작은 공동체 속에서 올바른 인간관계 형성을 통한 인성 함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Y카페에 적용시켜 갈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심은기 학생
심은기 학생

[Y카페의 순기능 ‘사례’] 위기청소년을 ‘변화’시키다

 

김정운 사무총장은 Y카페의 순기능으로서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을 설정하게 만든 한 청소년을 소개했다.

Y카페 인근 광양하이텍고에 재학 중인 심은기 학생(2년)은 학교에서 학교폭력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등 소위 ‘문제 학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Y카페를 방문한 심은기 학생은 우연히 카페 내 무대에 올라 버스킹에 참여했다. 은기 학생은 눈여겨본 김 총장은 이후 2번 더 버스킹 기회를 주면서 관계 형성을 시작했다.

김 사무총장은 “은기 학생이 Y카페를 통해 밝아지고 자신감 넘쳐하는 모습에서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며 “이후 학교 축제 사회도 보는 등 대중 앞에서도 거리낌 없이 끼를 발산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 뿌듯했다”고 전했다.

은기 학생이 변화된 모습의 백미는 지난해 12월 ‘2023 광양YMCA 크리스마스 나눔 페스티벌’이었다.

이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은기 학생은 난생처음 “앵콜”을 요청받았다. 기지를 발휘한 은기 학생은 마침 참석 중이던 정인화 시장에게 “연말에 열리는 학교 축제에 와주시면 저도 앵콜을 받아드리겠다”고 제안한 것. 이를 흔쾌히 허락한 정인화 시장은 실제로 학교 축제에 참석했고, 2023년 학교 축제는 ‘개교 이래 최초로 광양시장이 방문한 축제’로 기록됐다. 

더나가 은기 학생은 최근 치러진 ‘제13회 광양청소년페스티벌’에도 참가해 감춰왔던 끼를 발산하기도 했다.

김 총장과 1:1로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한 은기 학생은 이제까지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대학 진학을 꿈꾸기 시작했다. 

김 사무총장이 이벤트 학과 같은 곳으로 진학해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직업을 갖도록 권유했고, 은기 학생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김 총장은 “은기 학생이 무대에 자주 서니 지역 기관장 등 알아보는 사람도 늘어나 행동거지도 달라졌다”며 “첫인상은 매우 강하고 거칠었는데 내재돼 있던 선한 품성을 이끌어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끝으로 은기 학생이 지난 12월 31일에 보내온 문자메시지를 소개했다.

“2023년은 총장님을 만나서 너무 의미 있고 보람된 해였다”는 내용이었다.

김 총장은 “은기 학생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그 주변 친구들과 지역사회 위기청소년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올해도 열심히 청소년들을 섬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