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하다면 필수 방문코스…광양청년꿈터
‘힙’하다면 필수 방문코스…광양청년꿈터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4.03.09 16:02
  • 호수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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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사업 ‘청년 감동 날개’ 인기
무료 정장 대여 사업, 이용자↑
△ 청년꿈터 전경.
△ 청년꿈터 전경.

광양시는 전남도 내에서 젊음을 상징하는 도시다. 최근 몇 년간 도내 평균연령도 가장 낮은 편이며 18세에서 45세 청년 인구는 전체인구의 35%을 넘는다. 

인근 도시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주거비용과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되면서 오히려 광양시를 찾는 청년 인구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청년 인구가 늘어나지만 마땅히 할 것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광양시는 지난 2020년 시 직영 청년센터인 ‘광양청년꿈터’를 건립했다. 

야심차게 문을 열었지만 안타깝게 코로나 시기와 겹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을 겪어왔다. 

코로나가 종식될 기미를 보이면서 청년들은 곧바로 ‘할 것’을 찾기 시작했다. 새로운 취미활동을 찾고 단체활동을 시작하는 등 잃어버렸던 일상을 찾기 위해 움직였다. 이 같은 청년들에게 ‘청년꿈터’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홍보되기 시작했다.

광양시에 따르면 2023년 청년꿈터를 찾은 방문객은 1만5000여명, 프로그램참여자 1200명, 홈페이지 가입자수 2100명 등으로 집계됐다. 

2022년과 비교하면 방문자는 43%, 프로그램 참여는 76%, 홈페이지 가입자는 45%나 증가했다. 방문객 대다수가 20대~30대로 카페를 이용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많았다. 

△ 청년꿈터 내부 카페.
△ 청년꿈터 내부 카페.

유행에 민감한 일명 ‘힙한’ 청년들이 꿈터를 찾기 시작하자 시는 올해부터 새로운 운영방안을 검토했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사업들을 발굴하고 인기있는 주제로 체험형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여기에 마음 건강을 위한 심리상담, 경제·취업 특강 등으로 청년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다양한 사업들도 추진한다. 

지난 2월 시작한 사업 ‘청년 감동 날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청년감동날개는 무료로 정장을 대여해 주는 사업으로 청년들이 정책협의체를 통해 제안했다. 시는 해당 건의를 받아들여 청년꿈터 1층에 공간을 마련했다. 

△ 청년꿈터 감동날개 공간.
△ 청년꿈터 감동날개 공간.

청년꿈터 직원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양질의 정장을 남녀 20벌씩 구매하고 고급 테일러 샵 분위기로 꾸몄다. 광양시에 거주하는 18세에서 45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이용가능하지만 사전 예약 후 신분증, 보증금 등은 지참해야 한다. 드라이클리닝 영수증과 함께 반납하면 보증금은 돌려받는다. 

아직 입소문을 타기엔 이른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운영 첫 달에 30여명이 넘는 청년들이 정장을 대여했다. 면접을 위한 대여가 많았지만 빈소 조문이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정장이 필요한 청년들도 다수였다.

전문성을 가진 지역 청년들이 수업 커리큘럼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드림클래스’나 버킷리스트를 경험할 수 있는 ‘꿈킷리스트’ 등 체험형 프로그램은 벌써부터 문의가 이어진다.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캠핑 소품 제작’이나 ‘와인 페어링’등 그야말로 ‘힙한’ 아이템에 사업시작 전부터 참여 의지를 불태우는 청년들도 많다. 

이외에도 이슈에 맞춘 특강이나 상담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일자리 상담은 올해안으로 구축 예정인 스마트 구인·구직 플랫폼과 연계해 맞춤형 진로 상담이 가능하다. 

특히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 청년들에게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청년도전 지원사업’도 진행한다. 과정별로 기간을 나눠 상담은 물론 취업 역량 강화, 외부 연계 활동 등도 함께 제공해 청년들의 사회 활동 참여를 돕는다. 

광양청년꿈터는 일반적인 청년센터의기능인 일자리, 심리 상담 등에 그치지 않고 폭넓은 체험 프로그램들을 마련하면서 빠르게 청년들의 필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꿈터를 이용한 한 청년은 “한 번도 안온 청년은 있을지언정, 한 번만 오는 청년들은 없다는 말이 있다”며 “새롭게 생길 프로그램들이 기대되고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있어 많은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인터뷰] “광양 청년들이 많이 참여하도록 노력”

김한나 광양청년꿈터 센터장
김한나 광양청년꿈터 센터장

올해로 2년차를 맞는 김한나 청년꿈터 센터장은 소위 ‘사고뭉치’다. 진짜 청년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발굴하려다 보니 좌충우돌 부딪히는 경우가 잦았다. 그렇게 시행한 목공, 쿠킹클래스, 반려견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일부 공간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청년꿈터를 ‘힙’한 장소로 만들었다. 

김 센터장은 “쿠킹클래스는 물을 사용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샌드위치나 키트를 활용하는 등 간편한 요리 위주로 진행하기도 했었다”며 “최대한 청년들의 수요에 맞춰 청년들이 진정 해보고 싶어하는 일들을 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활용이 저조한 공간을 리모델링해 셀프증명사진 스튜디오를 마련하거나 청년들이 직장에서 원만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TCI기질검사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4월경부터는 사연을 읽어주는 보이는 라디오 형식의 라이브 방송도 준비 중”이라고 귀뜸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강의 재료비 등이 조금 올라 지난해보다 더욱 높은 수준의 교육 진행이 가능해졌다”며 “광양 청년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