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압농협 조합원 분위기 “심상찮다”
다압농협 조합원 분위기 “심상찮다”
  • 광양신문
  • 승인 2006.10.13 15:50
  • 호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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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당하고 주사무소 양보하고…굴욕협상”이라며 합병반대 세 형성
28일 진월농협과 합병 찬반 조합원 투표 앞두고
오는 28일 진월농협과의 합병 여부를 결정짓는 조합원 투표를 앞두고 있는 다압농협 조합원들 사이에 합병에 반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만만찮게 일고 있어 투표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다압농협 조합원들 사이에 이런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건 합병에 관한 기본계약서(2005년 12월 10일자)가 조합원들에게 발송돼 공개된 이달 12일부터다. 두 조합 사이에 체결된 기본계약서를 보면 진월농협이 다압농협을 흡수하는 방식에다 주사무소를 진월농협으로 하는 것으로 돼 있다. 다압농협 측의 혜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두 조합의 합병 후에 건립할 농산물공판장을 신원지구에 건립하는 것과 매실가공사업, 녹차가공사업, 관광연계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내용뿐이다.

조합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합병의 방식이 흡수형 합병으로 결정되고, 주사무소도 진월농협으로 결정되자 다압조합원들 사이에 ‘굴욕적인 합병’이라는 여론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주로 젊은층들이 모여 있는 다압면지역의 자생단체들 사이에 합병을 반대하는 모임을 만들어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은 합병을 추진하는 현 경영진이 마을별 설명회를 개최하는 자리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합병해봤자 우리가 얻을 게 없다”는 여론 전을 펼치고 있다. 합병추진 쪽과 합병반대 쪽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지난 20일 만난 한 합병반대 주장을 펼치는 한 조합원은 “우리는 장차 동광양농협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동부지역 4개 농협의 동시통합을 바랐던 것이지 진월농협과의 단독 통합을 원했던 것이 아니다”면서 “합병은 어디까지나 조합원들의 총의를 모아나가는 민주주의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두 조합장이 합병추진합의를 한 과정을 살펴보면 민자당 3당 통합보다 더한 밀실야합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대규모 통합이 아니라 소규모 통합으로 가닥이 잡힌 것은 현 조합장들이 조합장을 한 번 더 하겠다는 욕심에서 빚어진 것”이라면서 “진월농협과의 합병은 우리의 고유 브랜드인 다압매실과 다압녹차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만 낳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통합방식에는 반대하며 지금이라도 방향을 바꿔 동광양지역농협 전체의 대통합을 추진하든지 독자생존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합병찬반 조합원투표를 불과 일주일 앞 둔 상황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일정한 세를 형성한 것으로 보여 당초 무난할 것으로 보였던 두 농협의 합병이 앞날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협 합병문제를 두고 다압면 주민들이 찬반의견에 따라 극명하게 대립하는 양상으로 인해 이후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반면, 진월농협의 경우 일부 반대여론이 일고 있지만 합병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아 보인다. 현 경영진도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만약 어느 한 쪽 농협이 부결되었을 경우, 농협법은 20일 이내에 재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따라 진월 다압 두 농협의 합병계약서 제4조에도 이에 따르는 조항을 두고 있다. 따라서, 28일 조합원 투표에서 어느 한 쪽 농협이 부결될 경우 20일 이내에 다시 한 번 투표를 거쳐야 한다.
 
입력 : 2005년 12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