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옥인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이 광양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경북 칠곡군 왜관에 있는 80여만평 규모의 주한미군 수리창인 ‘캠프 캐롤(Camp Carroll)’이 어떤 규모와 기능을 가진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광양민중연대가 지난 3일 왜관 현지와 이 수리창을 관장하는 주한미군 19지원사령부가 있는 대구 현지에 대한 확인조사에 나섰다. 본지는 광양민중연대의 현지실사과정을 동행 취재했다. <편집자 주>
광양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주한미군 수리창 광양항으로 이전 검토설’에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왜관 현지의 주한미군 수리창을 직접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광양민중연대가 현지조사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듣고 본지는 동행취재를 결정했다.
3일 아침 6명의 실사단 왜관읍으로
6명으로 구성된 광양민중연대 실사단은 이날 오전 8시에 광양을 출발하여 11시께 왜관 주한미군 수리창인 캠프 캐롤에 닿았다. 왜관읍은 북대구에서 불과 15k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왜관읍은 인구 11만명의 칠곡군의 군청 소재지로 칠곡군의 중심도시였다.
왜관읍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캠프 캐롤’은 먼저 그 면적이 엄청났다. ‘미군지기 되찾기 대구시민모임’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는 캠프 캐롤의 총 면적이 81만평이라고 나와 있다.
실사단은 차를 타고 세 바퀴를 돌면서 먼저 그 규모를 살펴봤다. 도심 한 복판에 터를 잡고 앉은 ‘캠프 캐롤’은 빙 둘러 경계용 철조망을 설치해놓아 마치 도시 속의 섬처럼 느껴졌다. 특히 민가가 인접한 쪽으로는 콘크리트 담을 높게 설치하고 그 위에 둥근 철조망을 쳐놓아 도시미관을 심하게 해치고 있었다.
좀더 높은 곳에서 캠프 캐롤의 전체 규모를 조망하기 위해 실사단은 인접 고층 아파트에 올라가 캠프를 내려다보았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 1959년 들어선 캠프 캐롤은 당시에는 외곽지역이었겠지만 왜관읍이 도시화되면서 도심 한 복판이 되어 있었다.
그의 설명 중에 가장 눈여겨 볼만한 것이 있다. 왜관의 캠프 캐롤은 그 기능상 대구가 중심인 19지원사령부와 따로 떼어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왜관 수리창만을 따로 떼어서 광양항으로 이전하는 것은 사실상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수리창이 옮겨간다면 주한미군의 배치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원사령부 전체를 옮겨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전력을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와 태평양 전부를 관할하는 전략에 따라 재배치하는 데 나선 미국으로서 19지원사령부 전체를 광양항으로 이전하는 그림은 충분히 그려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을 종합하면 미국이 19지원사령부 전체를 광양으로 이전하는 그림을 상정해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성웅 시장, ‘공론화’ 약속
광양민중연대는 이번 실사를 통해 살펴본 것을 가지고 지난 4일 오후 2시 이성웅 광양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주한미군 수리창 이전문제에 대해 보다 명확한 입장을 취해달라는 민중연대의 요구에 대해 이 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는 공론화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히고 “우선 오는 12일께 광양항 정상개발을 위한 시민행동 등 여러 주체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거쳐 범시민기구를 꾸리는 방안을 모색할 테니 민중연대도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광양민중연대는 평택미군기지이전반대대책위 전국순회 홍보단이 오는 7일 오후 4시 광양을 방문한다면서 이날 경제자유구역청을 앞에서 평택대책위와 주한미군 병기창 합동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광양민중연대는 미군기지 광양항 이전만큼은 기필코 막겠다는 입장이어서 경제자유구역청과 광양민중연대의 대결과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