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어십아, 함께 놀자(Ⅱ)
팔로어십아, 함께 놀자(Ⅱ)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0:42
  • 호수 1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광신 / 한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리더십. 리더십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린 잘 알고 있다. 2002 월드컵이 끝나자 히딩크 리더십, 태조왕건이 방영되자 왕건의 리더십, 불멸의 이순신이 방영되자 이순신 리더십을 배우자고 야단법석을 떤다. 하지만 이들을 따르는 유능한 팔로어들이 없었다면 이들의 리더십도 무용지물이 되었을 것이라는 점을 우린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팔로어십을 발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알아야 함께 놀지.

리더십처럼 팔로어십도 정답은 없다. 팔로어로서 팔로어십을 알고 가까이에서 실천하자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팔로어십을 잘 발휘한 자가 리더십도 잘 발휘하게 된다. 왕건의 리더십을 2인자 리더십이라고 한다. 항상 2인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마침내 리더가 된 인물이다. 어찌 보면 왕건은 팔로어십을 리더십으로 연결시켜 나간 인물일지도 모른다.

켈리라는 학자는 바람직한 팔로어십을 발휘하려면 독자적이면서도 비판적인 사고를 할 줄 알고, 능동적으로 참여 할 줄 아는 팔로어라고 한다. 독자적이고 비판적 사고란 팔로어 스스로 건설적인 비판을 하면서도 혁신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능동적인 참여란 솔선수범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일을 맡을 줄 아는 팔로어이다. 그는 이러한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팔로어를 모범형 팔로어라고 한다. 이들은 스타형이라고도 하며, 조직의 목표와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리더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수동형, 순응형, 실무형, 소외형 팔로어십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수동형 팔로어십은 양(羊)형이라고도 한다. 이들은 책임감이 결여되어 있고 솔선하지 않으며, 지시 없이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다. 지시를 받아도 거기에 담긴 의미를 분별해 내지 못하며, 맡겨진 일 이상은 절대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낼 뿐이다. 실제로 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게으르고 의욕이 없는 성격의 소유자들이 많다. 나의 모습은 아닌지?

순응형 팔로어십은 예스맨형이라고도 한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면은 높이 사지만, 독립적인 사고는 하지 않는다. 리더의 명령을 받고 리더의 권위에 순종하며, 리더의 견해나 판단을 따르는 데 지나치게 열중한다. 권력욕이 강한 리더에게는 예스맨이 따르며, 이들 리더들 또한 예스맨을 필요로 한다. 나의 모습은 아닌지? 실무형 팔로어십은 생존형이라고도 한다. 위험보다는 안전을 우선으로 하며 목표를 낮게 잡고 반드시 자기보다 남이 먼저 책임을 지고 시작하게 만든다. 이들은 리더의 결정에 의문을 품기는 하지만 자주 비판적이지는 않으며, 요구받은 일은 수행하지만 그 이상의 모험은 하지 않고 안전을 추구한다. 또한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다른 사람과 조직을 교묘히 조종하는 모사꾼이라고 한다. 나의 모습은 아닌지?

마지막으로 소외형 팔로어십이다. 이들은 독립적이면서도 비판적인 사고를 하지만, 역할 수행에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는다. 이들 대부분은 처음에 모범적 팔로어들 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어떤 일로 인해 매사에 흥미를 잃고 자기 자신의 속으로 파묻히게 된다. 이들은 리더의 노력을 빈정거리며 비난하면서도 스스로는 노력을 하지 않거나 서서히 불만스러운 침묵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의 원인은 신뢰의 결여와 자신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발생하게 된다. 리더나 조직을 괴롭히는 역할을 하게 되므로 전직이나 강제해고를 당하기 쉽다.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불행한 채로 남아 있거나 해고당하기 전에 조직을 떠나거나, 그도 아니면 다른 팔로어십 유형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나의 모습은 아닌지?

모범형 팔로어십부터 수동형, 순응형, 실무형, 소외형 팔로어십에 이르기까지 간단히 이야기해 보았다. 지금 나는 조직내에서 어떤 유형의 팔로어십을 발휘하고 있는지 자가 진단해보자. 팔로어십아, 이젠 함께 놀자! 어떤 팔로어가 모범형 팔로어십인지를 알았으니 이젠 조직과 함께 놀아 보자. 문제는 내 조직이 모범형 팔로어십을 수용할 만큼 성숙되어 있는지? CEO들이 먼저 팔로어십과 친해져야 한다.  
 
입력 : 2005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