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팬들의 사랑에 감사…"
김태영, "팬들의 사랑에 감사…"
  • 이성훈
  • 승인 2006.10.20 16:04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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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선수생활 마감, "지도자로 돌아올 것"
▲ 김태영이 6일 광양전용구장에서 프로 선수로는 마지막 경기를 가졌다. ⓒ전남드래곤즈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김태영이 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끝으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김태영은 지난 95년 전남에 입단해 11시즌 동안 K리그 249경기에 출전했으며 이날 출장해 250경기를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김태영은 국가대표팀에서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A매치에 101경기를 뛰어 '센추리 클럽'에 들었다.
김태영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전을 끝낸 후 하프타임때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은퇴식에서는 가족들과 허정무 감독이 축하의 꽃다발을 건넸으며 김태영의 팬클럽이 국가대표팀 유니폼과 전남 유니폼을 함께 넣은 기념액자를 전달했다.
김태영은 은퇴식에서 관중들에게 큰절을 올리며 그동안의 사랑에 감사를 표했으며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은퇴를 축하해줬다. 김태영은 은퇴식을 가진 후 후반전에서 10분을 더 뛰며 11년의 프로생활을 마감했다.
김태영은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비록 1997년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정규리그에서 단 한 번도 정상에 올라서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우승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태영은 그러나 “전남은 이미 조직력과 전력이 수준급이기 때문에 후배들이 잘해주리라 믿는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 김태영은 은퇴식에서 팬클럽으로부터 유니폼을 선물로 받았다. ⓒ전남드래곤즈 이날 선발 수비수로 나서 양경민과 교체될 때까지 56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던 김태영은 “개인 욕심으로는 풀타임을 뛰고 싶었지만 후반 들어 무릎 상태가 안 좋아져 물러났다"고 말했다. 김태영은 이어 "은퇴를 하게 돼 만감이 교차한다”며 “팬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뛰는 것을 보여주고 떠나 아름다운 모습을 남길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영은 "축구를 시작하면서 오로지 축구에만 미쳐서 가정을 돌보지 못해 가족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면서 "휴가 때도 가족들과 여행 한 번 못했다. 지금 와서 너무나 미안하고 선수를 그만두게 됐으니 이젠 가정에 더 충실히 하고 못했던 사랑도 많이 베풀고 싶다"며 가족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우승못하고 은퇴해 아쉬워"김태영 인터뷰 ▲ 하프타임때 은퇴식에서 가족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는 김태영 ⓒ전남드래곤즈
▲은퇴소감을 묻고 싶다.
기쁘고 즐거운 일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막상 축구화를 벗고 그라운드를 떠나려고 하니 기분이 착잡하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겠다. 지도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주겠다.
▲은퇴 결정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해 무릎부상을 당하면서 재활 후 그라운드에서 뛰다가 수술했다. 그러나 쉽게 잘 낫지 않았다.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이 있었다. 고통 속에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거듭나고 정상적인 선수로 복귀하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오른 무릎 부상이 결정적이다. 결국 감독과 상의하고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지금의 어려운 경험이 지도자가 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흐르는 세월 잡을 수는 없기에 이제는 떠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부분 힘들게 겪었기에 그것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지도자로서 좋은 모습으로 꼭 팬 앞에 서겠다.
▲드래곤즈 선수생활 동안 가장 기억나는 것은
창단 후 2~3년부터 드래곤즈가 조직적으로 완성됐다. 상대팀에게 리드당해도 진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선수들끼리 힘을 합쳐서 역전승을 많이 거뒀다. 드래곤즈는 끈끈한 팀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다만 11년간 있으면서 우승 한 번 못해보고 떠나는 것이 아쉽다.
▲전남 7번 하면 김태영을 다 안다. 은퇴하면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남기를 바라는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지 모르겠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팬들에게 자부한다.
좋은 모습과 선수로서 잘했던 것만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평소 그라운드에서는 터프한 모습이었는데 의외로 11년간 퇴장은 단 한 번뿐이었다. 특별한 비법은 있는가.
아마추어 시절 굉장히 거칠었다. 이 때문에 주심들이 염려 많았다. 프로 초창기에는 매 경기 한 번씩 경고를 받을 정도로 주심들의 경계 대상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플레이를 하다보면서 주심이 봐주기도 했지만 내 자신도 성숙됐기 때문에 과격한 플레이보다는 팀을 위한 플레이를 했다.

▲군기 잘 잡는 선수로 알려졌는데.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는 같은 편이라도 적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선수는 그라운드에서는 동료이면서 경쟁자다. 그것을 알려주곤 했다. 경기장 밖에서는  어떤 행동을 해도 상관하지 않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참지 못하고 혼내줬다.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3형제인데 위로 두 형이 축구했다. 진학문제로 두 명 모두 포기했다. 부모님은 막내인내가 공부했기를 원했다. 반대했는데 형들 축구하는 모습 보면서 하고 싶었다. 운동장에서 할 때마다 뛰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 결국 부모님 설득해서 하게 됐다.

▲선수생활 하면서 그 동안 많은 지도자를 거쳤을 텐데 특별히 기억나는 선생님은.
선수생활동안 축구 지도자를 많이 거쳤다. 지도해주신 모든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린다. 선생님의 좋은 점을 본받아서 가르쳤던 것을 후배들, 제자들에게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오늘의 김태영을 만든 원동력은 무엇인가.
집안이 부유하지도 않았고 어린 시절 선수생활 하면서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힘들게 운동했기에 뒷바라지 해준 부모님께 감사한다. 이후에는 와이프의 내조가 중요했다. 아내의 뒷받침 덕분에 그라운드에서 상대와 싸워 이기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2세가 축구 한다면.

힘든 부분이 많아 만류하고 싶다. 어려운 부분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동안의 선수 생활을 돌이켜보면
축구선수 생활을 23년 동안 했는데 힘든 적도 많았다. 중간에 포기하고픈 때도 많았다.
내 스스로를 이기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 부분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참고 많이 견뎌온 것 같다.
▲은퇴 이후 계획은

우선 B라이센스 지도자 교육 받고 내년 이후 유럽쪽으로 지도자 연수 받으려고 한다. 나만의 컬러 찾기 위해 공부 열심히 해서 지도자로서 다시 돌아 오도록 하겠다.
▲전남 드래곤즈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그동안 아껴주셔서 감사한다. 그라운드 떠나지만 우리 선수들을 사랑해주고 격려해주길 바란다.
팬들이 있기에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힘이 생긴다. 많이 찾아와서 격려해주면 좋은 플레이를 펼칠 것이다. 
 
입력 : 2005년 11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