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변해도 계란집은 나의 천직입니다”
“세상 변해도 계란집은 나의 천직입니다”
  • 이수영
  • 승인 2006.10.20 16:10
  • 호수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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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5일장에서 계란집 38년째 운영 중인 이석헌씨
“벌써 그렇게 됐나요? 계란집을 운영한지 38년이… 기자 분이 소문을 듣고 와서 말을 하니까 저도 상기가 되는군요. 세월 정말 빠릅니다.”

숨가쁜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고집스럽게 한 우물만 파는 이가 있다. 광양 5일 시장에서 근 40여년째 계란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석헌(66)씨.

그는 광양 5일시장의 소중한 우리 이웃 중 한명이다. 광양읍 목성리 아리랑바베큐 건너 5일시장 터 골목 한 귀퉁이에 자리한 광양계란집은 광양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전통 계란 도·소매집이다.

이씨가 처음 계란집을 운영할 때는 1960년대. 경기도 양평이 고향인 그가 광양에 정착한 계기는 당시 경전선이 건설될 때 친구와 광양을 찾았다가 영원한 광양사람이 됐다.

“지금 큰 아들이 38살인데 계란집도 38년됐습니다.” 주위에서 계란집을 해 보라고 시작한 일이 천직이 됐다.

그는 60년대 계란 1개값은 2~3원이었다고 회고한다.“당시 양계조합이 하동에 있었는데 계란사업이 잘돼 하동의 양계조합장이 하동군수보다 수입이 많다”는 걸 들었을 정도로 계란시장이 좋았었는데 지금은 30개들이 1판에 3천원씩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보람에 차 있었다. “30여년 계란집을 운영하며 2남3녀를 다 키웠으니 계란집은 영원한 나의 직장입니다.”

그는 그의 이력이 말해주듯 봉강과 옥룡 등 계란을 날랐던 배달 자전거 또한 36년됐다고 한다.“이 자전거가 3천리 자전거인데 조금 녹이 슬었어도 36년됐습니다. 바퀴만 여러번 교체했을 뿐입니다.”

이씨는 오늘도 5일 장을 맞아 계란을 사러 오는 사람들에게 1판, 2판 계란을 싸느라 여념이 없다. “계란시세가 예전갔지는 않지만 힘들수록 항상 내가 이 분야에서는 최고라는 생각으로 계란을 팝니다.”    
 
입력 : 2005년 1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