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은 온갖 자생약초 서식…자원화 충분, 지자체 관심 가져야
광양은 온갖 자생약초 서식…자원화 충분, 지자체 관심 가져야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4.26 09:29
  • 호수 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남정맥 약초탐사기행(2)
 
제1구간(망덕포구에서 한재까지)

일자 : 2007. 1. 27(토)~1. 28(일)
인원 : 배종진 1명
날씨 : 27일(흐림) 28일(흐린 후 눈)
코스 : 망덕포구(외망)~망덕산~천왕산~뱀재~상두재(상재)~탄치(탄재)~불암산~느랭이골(토끼재)~쫓비산~매봉~백운산상봉~신선대~한재
소요시간 : 27일(06:35~16:03 9시간 28분), 28일(06:30~17:02 10시간 32분)
 
지산약초원 원장이자 성균관대학교 경기의약연구센타 수석연구원인 배종진 교수가 지난 1월 27일과 28일 양일간 광양을 찾아 호남정맥 약초탐사기행을 벌였습니다.<본지 2월 1일자 참조>배 교수는 호남정맥 제1구간인 망덕포구에서 망덕산-천왕산-뱀재-상두재-탄치-불암산-느랭이골-쫓비산-매봉-백운산 상봉-신선대-한재를 장장 20시간에 걸쳐 탐사하며 우리지역에 자생하는 약초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편집자 주-

10시9분 농로인지 등산로인지 구별이 잘 되지 않는 소로와 묘가 수시로 나와 헷갈리나 정맥길은 정상으로 이어진다.

10시18분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 10시22분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농로 삼거리에 도착했다. 정맥길은 직진하여 오르막길로 이어지는데 온통 마삭줄이다. 보춘화, 자리공, 도깨비바늘, 쇠무릎, 고사리, 인동덩굴, 맥문동, 댕댕이덩굴, 사철나무, 노각나무, 노간주나무, 싸리나무, 붉나무 오리나무가 있다.
10시37분 능선끝(GPS 128m)삼거리를 통과하여 내리막길로 들어서면 양옆으로 십여기의 묘가 나오고 그 아래 진행방향으로 2번 국도가 보이는데 뱀재이다.
뱀재 바로 직전은 절개지여서 위험하므로 조심해서 내려가야 되고 양쪽으로철망이 높게 쳐 있으나 철망 사이로 빠져 나와 도로를 건너 직진하여 오르면 된다. 10시43분 뱀재를 통과하자 능선 아래로 시골마을이 보이고 등산로 주변에 지역주민들이 가꾸어 놓은 매화나무, 정돈된 밭 등 동네 뒷산을 지나는 느낌이다.
11시4분 밭에서 취나물을 재배하는 촌로 부부가 있어 인사를 건네니 해맑은 웃음으로 대신한다. 쇠무릎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하수오와 비슷한 은초롱 열매가 있어 껍질을 벗기니 솜처럼 하얀 갓털이 바람에 솟구치면서 날린다.

11시14분 저만치 상두재(상재, 상도재라고도함)가 보이는 길목에서 취나물을 재배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작업을 하는 이현섭, 박영심 부부를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눴다.
광양지역 특산물은 취나물, 매실, 감, 밤, 곶감, 고로쇠나무액인데 요즘은 차나무도 많이 재배하고 있다고 했다. 회갑이 다된 부부가 아침부터 다정히 밭에 나와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이 정말 정다워 보였다.
11시25분 상두재를 통과했다. 상두재는 가로지르는 농로가 있고 정맥길은 농로를 건너 송전탑 사이 오르막길로 이어지며 구절초, 두릅나무, 붉나무, 아카시나무, 당단풍나무, 배롱나무가 있다. 열흘 이상 붉게 피는 꽃이 없다는 화무십일홍이라는 옛말이 있지만 배롱나무는 꽃이 100일간 핀다는 백일홍을 말한다.
백일홍은 꽃이 100일동안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작은 꽃들로 피고 지는데 그 기간이 100일정도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줄기의 얼룩무늬는 노각나무와 흡사한데 손톱으로 긁거나 문지르면 나무 전체가 간지럼을 타는 것처럼 움직여 간질나무, 간지럼나무라고도 한다.
 
11시32분 첫 번째 오르막(GPS 220m), 12시 두 번째 오르막(GPS 350m)을 통과하여 평탄한 능선길로 접어들자 수리취, 고사리, 으아리, 청미래덩굴, 인동덩굴, 노각나무, 자귀나무, 신갈나무, 싸리나무가 있다.
12시7분 전망바위가 있어 올라가 뒤를 보니 방금 지나온 망덕산, 천왕산이 쌍둥이 처럼 보인다. 12시12분 능선길 바위에 앉아 누룽지에 물을 부어 누룽지탕을 만들어 점심을 먹고 12시27분 출발하여 12시30분 봉우리(GPS 422m)를 넘어 내리막길로 들어서니 구름이 끼면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고 진달래와 산철쭉이 옷과 배낭을 잡아당겨 전진하는데 신경을 쓰게 만든다.
12시41분 국사봉(445m)에 도착했다. 삼각점이 박혀 있고 주변 돌탑이 잡초에 덮여 있는 것으로 보아 옛날 산성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맥은 왼쪽 내리막길로 이어지며 화살나무, 벚나무, 자귀나무, 병꽃나무, 노각나무, 노간주나무, 참회나무, 싸리나무, 산초나무, 측백나무, 신갈나무, 붉나무, 쪽동백나무, 미역줄나무, 생강나무, 노린재나무, 사철나무, 바위말발도리, 산수국, 으아리, 보춘화, 마삭줄, 삽주, 인동덩굴, 꼭두서니, 노루발, 은대난초, 비비추, 자리공, 우산나물이 있다.
12시57분 봉우리(GPS 367m)를 넘어 능선으로 접어들면 소나무가 밀생해 제출에 쓰러져 버렸거나 말라 비틀어진 잔가지와 떨어진 솔잎 잔해가 여기저기 무더기로 쌓여 있다.
건조기에 산불이라도 난다면 불쏘시개 역할을 단단히 할 것이고 화염에 휩싸인 주변 식물들은 하나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오후 1시18분 송전탑을 통과하여 1시22분 내리막 끝지점 좌우로 농로가 있는 사거리(GPS 179m)를 지나 능선으로 올라서니 어른 팔뚝만한 칡덩굴이 소나무를 뱀처럼 칭칭감고 올라간 것이 있다.
 
오후1시43분 헬기장(GPS 248m)을 지나 1시59분 탄치(탄재 GPS 181m)에 도착했다. 2번 국도변에 있는 탄치에는 인근 레미콘공장 안내판이 보란 듯이 크게 세워져 있는데 반해 탄치재라고 쓰여진 표지석은 한쪽 구석에 놓여 있고 주변에 쓰레기까지 버려져 있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였다.
표지석 주변 쓰레기를 주어 한쪽으로 모아 놓으니 마음과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탄치재 표지석에는 해발 100m로 적혀 있으나 GPS로 측정하니 181m가 나왔으므로 정확한 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처럼 2번 국도는 망덕산을 넘어 처음 만나고 뱀재와 탄치 등 3번 통과를 하게끔 되어 있다.
2시5분 정맥은 탄치에서 왼쪽으로 30여미터 올라가 도로를 건너 밤나무 조림지 사이 오르막길로 이어지는데 양지바른 곳에는 냉이, 지칭개, 꽃다지가 보였다. 2시18분 오르막길 바위에 걸터앉아 엿을 꺼내 먹으니 피로가 조금 풀리는것 같다.
등산용 간식으로는 곶감, 엿을 추천할 수 있는데 배고픔을 덜 수 있고 당도가 많아 피로회복에 좋다. 2시41분 봉우리(GPS 351m)를 넘어 2시47 분 전망바위(GPS 385m)에 올라가니 뒤로 국사봉 등 정맥이 굽이쳐 흐른다.
 
3시1분 불암산(GPS 431m)에 도착했다. 사방으로 확 뚫려 있고 흰색 깃발이 펄럭이는 대나무 깃대가 정상임을 알려준다. 갑자기 눈발이 강하게 내리고 주변이 컴컴해져 사진을 몇 장 촬영하고 발길을 재촉하여 3시8분 내리막길로 들어서자 등산로가 순식간에 눈길로 변해 무척 미끄럽다. 3시18분 이건 또 무슨 조화인가! 눈발이 멈추면서 저 멀리 해가 반짝 얼굴을 내민다.
애기나리, 으아리, 꼭두서니, 댕댕이덩굴, 고비, 삽주, 우산나물, 생강나무, 회잎나무, 산초나무, 노간주나무, 노각나무, 찔레나무, 자귀나무, 당단풍나무, 국수나무, 쪽동백나무, 사철나무, 벚나무, 신갈나무가 있다.
 
 
3시36분 바위 사잇길을 지나 3시44분 능선 삼거리(GPS 2597m)를 통과하면 3시50분 내리막 끝 지점(GPS 227m)에 소나무 숲이 나온다.
저 멀리 왼쪽으로 수어저수지가 그림처럼 들어오고 사유지임을 알리는 안내판도 있다. 소나무 숲이 아름다워 따뜻한 날에는 해먹을 치고 누웠다 갈 수 있는 곳으로 권장할 만하다. 4시3분 느랭이골(토끼재 GPS 216m)에 도착했다. 느랭이골은 자동차가 다닐 수 있고 양쪽 모두 사설 휴양림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망덕포구에서 느랭이골까지는 대체로 완만하고 오르막이라 할지라도 10~20분내에 쉽게 오를수 있다. 망덕산 아래 전망바위, 천왕산, 국사봉, 불암산 등 4곳은 주변 경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4시12분 느랭이골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압택시 김순철님과 함께 망덕포구를 들렀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7시30분  약속대로 광양신문 이수영 편집국장을 만나 망덕포구가 호남정맥 시발점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디에도 안내판 하나 없고 망덕산, 천왕산, 국사봉, 불암산 정상에도 표지석이 없어 아쉬웠으며 주변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마삭줄은 훌륭한 고혈압과 신경통 치료제인 약초이자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상록성 덩굴식물이어서 관상용으로도 훌륭한 만큼 관광자원화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 주었다.

이 책자가 발간될 즈음에는 망덕포구에 호남정맥의 중요한 기점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건립되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8시 내일 산행에 필요한 도시락을 준비해 놓고 9시 취침에 들어갔다.
1월 28일(일) 새벽 5시 기상을 하여 6시8분 숙소를 출발, 6시23분 느랭이골에 도착하니 하늘에 별들이 총총히 빛나고 있어 일진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6시30분 오른쪽 휴양림 입구에서 곧바로 왼쪽 오르막을 치고 오르자 멀리서 부엉이 우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리는데 매우 정감스럽다. 6시46분 랜턴으로 불을 비추며 진행을 하는데 발아래 수풀 속으로 “푸드득”하고 새 한 마리가 달아나면서 새벽녘의 적막을 깬다. 얼마나 놀랬겠는가 생각하니 다소 미안한 감이 든다. 6시52분 태양이 솟아오르려는지 하늘이 서서히 밝아지고 있다.
7시1분 첫
 번째 봉우리(GPS 388m) 7시13분 두 번째 봉우리(GPS 416m)를 힘겹게 넘어서 그런지 등에서 땀이 흐른다. 9시19분 오르막이 끝나는 능선 삼거리(GPS 436m)에 도착했다.
정맥길은 오른쪽으로 이어지고 신갈나무, 굴참나무, 생강나무, 노간주나무, 노린재나무, 쥐똥나무, 싸리나무, 노각나무, 삽주, 고사리, 댕댕이덩굴, 부채마, 으아리가 있다. 7시32분 수림 사이로 벌건 태양이 떠올라 사진을 촬영할 적당한 장소를 찾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보았으나 아쉽게도 헛수고만 하고 말았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