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2년 연속 ‘용틀임’ 기지개
전남, 2년 연속 ‘용틀임’ 기지개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10.11 09:16
  • 호수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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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결승진출, 포항과 한판승부
 
형제구단이자 라이벌인 전남과 포항이 2007 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나란히 만나게 됐다.
전남은 지난 3일 인천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으며 포항 역시 같은 날 제주 유나이티드를 2-1로 꺾고 11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FA컵 결승전은 제철가의 경사라는 주목과 함께 전남이 2년 연속 FA컵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중립 지대에서 단판 승부였던 FA컵 결승전은 올해부터 홈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다.
특히 우리 지역에서는 드래곤즈 서포터즈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원정 응원도 계획하고 있어 11월 운명의 날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본지는 전남의 역대 FA 성적과 포항과의 전적을 통해 또다시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을 지 가늠해 본다.

전남, FA 준비 박차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기적 같은 희망을 걸고 있던 전남은 지난 7일 전주와의 원정경기에서 1-1, 10일 부산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는 바람에 승점 30점에 그쳐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다.

전남은 남은 한 경기를 이긴다 해도 승점 33점을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은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반면 포항은 10일 경기에서 울산에 1-0으로 승리해 승점 36점을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에 희망적이다. 현재 포항을 비롯한 서울, 인천, 전북, 대전 등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중위권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전남은 이제 FA컵 결승에 모든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은 시즌 막판 들어 기량이 살아나고 있는 산드로의 발끝에 기대를 하고 있다. 밀집된 지역에서 공간을 돌파하는 능력은 14개 구단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산드로가 예전의 폭발력을 되찾을 경우 전남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후반기 새롭게 시도하고 잇는 김치우의 공격형 미들필더 변신과 포백을 기본으로 하는 4-2-3-1 포매이션의 성공적인 적용도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선수들의 새로운 포매이션에 대한 적응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미들필드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에 자신감이 붙어 조직력이 훨씬 탄탄해졌다.
또한 이규로가 주력 선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도 전남으로서는 큰 힘이다. 이규로는 7일 전북전에서 크로스바를 맞히는 날카로운 슛을 터뜨려 존재를 과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루키 윤준수와 올림픽 대표출신 백승민, 드래곤즈 유소년 출신 기대주인 김응진도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과 최근 전적 ‘K리그 우세, FA 팽팽’
 
지난 2000년 이후 전남드래곤즈와 포항스틸러스의 역대 경기전적은 총 27경기를 치러 12승 7무 8패로 전남이 앞서 있다. 그러나 역대 FA컵에서는 지금까지 포항과 총 3경기를 치러 1승 2패로 팽팽하다. <표참조>
전남은 2002년 11월 2일 포항에서 열린 삼성 파브 K리그에서 무승부를 시작으로 2004년 6월 20일 경기까지 총 7경기에서 5승 2무를 거둬 포항과의 경기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에 거둔 5승은 특히 연승이라는 점에서 전남은 포항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남은 12승 중 연장승과 역전승이 가각 한 차례씩 있으며 8패 중에는 역전패가 두차례 있었다.

그러나 2005년 이후 경기를 들여다보면 전남과 포항은 백중세이다. 전남은 2005년 4월 10일 경기부터 2007년 9월 15일 경기까지 포항과 총 8경기를 치렀다. 성적을 살펴보면 2승 3무 3패로 팽팽한 접전을 치르고 있으나 전남은 두 경기 연속 역전패에 당하는 뼈아픔을 맛봤다. 올해는 두 경기를 치러 1승씩 주고받은 상태.
전남은 K리그에서 다소 우위에 다가서고 있지만 FA 경기를 들여다보면 포항에 조금 밀리고 있다. 전남은 1996년 12월 3일 열린 FA컵 8강전에서 포항에 1-0으로 진 것을 비롯, 2002년 8강전에서도 2-1로 패했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에서 포항은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차지하며 전남을 제물삼아 승승장구했다. 전남은 그러나 2003년 11월 25일 8강전에서 1-0으로 이기고 당시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 빚을 깨끗이 갚았다.
 
전남, 포항보다 심리적 우위
 
전남은 지난 대회에서 삼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 FA 결승전까지 전력의 집중화를 가할 수 있어 포항보다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전망이다.
FA 결승전에 올인을 선언한 전남은 오는 14일 성남과의 K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전력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과 FA결승 준비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상황이다. 만일 포항이 K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남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감과 이에 따른 피로 누적이 전남에 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수원 삼성은 지난 대회 K리그에서 결승전까지 치르는 접전을 통해 준우승을 거둔 후 FA 결승전에서도 전남에 2-0으로 패하고 말았다.

당시 삼성은 K리그 준우승에 따른 선수들의 심리적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FA컵에 온 힘을 쏟았지만 전남의 조직력과 삼성 선수들의 피로누적에 따른 경기력 저하로 결국 전남에 패해 무관의 제왕이라는 설움을 쏟아내고 말았다.
전남이 이번 대회에서 포항의 심리전을 잘 활용한다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우승컵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응원도 볼거리
 
이번 대회에는 홈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는 방식이어서 원정 응원을 어떻게 추진하는지도 중요한 관심사다.
전남은 결승에 진출하자 광양과 포항을 오가는 전세열차를 검토했으나 일정상 추진이 어려워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쪽으로 결론을 낸 상태다. 전남은 그러나 지난해처럼 대규모 원정 응원단을 파견,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전남은 지난해 결승전에서 서울 상암구장에 버스 51대, 2천여 명의 원정 응원단을 파견해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렸었다.

드래곤즈 관계자는 “FA일정이 나오지 않아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처럼 버스 응원단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같은 구단주에 두 팀이 결승전을 치르는 것인 만큼 원정 응원을 할 경우 포항 시민들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응원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드래곤즈 서포터즈 역시 FA 일정이 확정되면 이에 따른 응원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김선규씨는 “K리그 남은 경기를 무사히 치러 FA 결승전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처럼 또 다시 우승컵에 입을 맞추는 기회가 반드시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몇 대회에서 선수들이 불미스러운 일을 축구가 저질러 다른 구단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며 “무엇보다 페어플레이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선수들이 남은 기간 동안 부상을 특히 조심하고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지역 시민들에게 큰 선물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