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말’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말’
  • 모르쇠
  • 승인 2008.08.28 09:14
  • 호수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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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수산사무소 ‘9월의 수산물’로 추천
“전어굽는 냄새에 3년 전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왔다”는 가을 전어가 요즘 진월 망덕포구를 진동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립수산과학원 여수수산사무소는 9월의 수산물로 전어를 추천한다고 26일 밝혔다. 전어는 여름에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고 성장해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가을에 광양만과 득량만 등에서 잡혀 현재 ㎏당 6천원에 유통되고 있다.
 
등 푸른 생선의 대표 주자인 전어는 불포화지방산이 들어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므로 성인병 예방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뼈째 먹는 만큼 칼슘 섭취량이 뛰어나며,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피로 해소 뿐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좋다.
 
한방에서도 이뇨, 보위, 정장효과가 있어 50대 이후 장년층에 가장 좋은 음식으로 손꼽히며, 초밥이나 횟감 또는 구이용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다. 
■전어 이야기

전어는 맛이 너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여 '전어(錢魚)'라 불렀다.
오죽하면 '전어 대가리에는 참깨가 서말'이라는 속담도 있고, '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에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집나간 며느리 전어굽는 냄새에 돌아온다’,‘전어 한마리가 햅쌀밥 열그릇 죽인다’ ‘죽을 결심을 하고 강둑에 오른 사람이 가을 전어를 굽는 냄새에 자살을 포기한다’ 는 이야기도 있을까.

이런 표현들이 전혀 근거 없지는 않는 것같다. 가을 전어는 지방 성분이 봄·겨울보다 최고 3배까지 높아진다.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 말’이라 할만하다. 또 전어 굽는 냄새는 1㎞까지 퍼진다고 한다. 집 나간 며느리와 자살하러 간 사람도 돌아온다는 말도 그럴듯하다.

이처럼 전어 맛을 칭찬하는 속담도 많지만 그 맛을 아낀 옛사람들 마음은 ‘전어(錢魚)’라는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조선 후기 정치가이자 실학자인 서유구는 <임원경제지>라는 책에서 전어에 대해 ‘찾는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아 전어(錢魚)라고 했다’고 썼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위를 보호하고 장을 깨끗하게 한다고 한다. 몸 속 찌꺼기 배출도 도와 아침마다 붓거나 팔다리가 무거운 증상에도 효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