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와 ‘상당한’ 의견 조율 거친 듯
교과부와 ‘상당한’ 의견 조율 거친 듯
  • 최인철
  • 승인 2009.10.15 09:58
  • 호수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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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웅 시장이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을 공식 포기했다.
이에 따라 1년 3개월 가까이 끌어오던 광양캠퍼스 문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시장이 연합공과대학 유치를 공식 선언하면서 상황은 오히려 예상보다 큰 파고가 몰려오는 분위기다.

시가 새롭게 제시한 대학설립 모델은 대학 구조조정에 따라 국내 유수의 2개 이상 국립대학 공대를 연계하는 연합공대다. 이 같은 계획은 교과부와도 상당한 의견조율을 이룬 것으로 보여진다.
교과부 엄상현 학술연구정책실장은 순천대 광양캠퍼스 유치 중단선언 하루 전인 지난 12일 시의회를 찾아 연합대학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부의 현재까지 분위기는 순천대와 체결한 양해각서와 재정지원 협약은 이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순천대 단독 광양캠퍼스 설립을 유보 결정했으나 국립대학 통폐합 및 구조조정에 상응한 연합대학 캠퍼스를 설립을 통합 광양의 국립대학 설립 추진이 가능한 지 검토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새로운 화두, 연합공과대학 설립

시가 계획 중인 연합공과대학의 학생규모는 1000명, 많게는 2500명 선으로 알려졌다. 서문식 교육체육지원과장은 “상위권 국립대학을 포함하는 이공대 연합대학”이라는 말로 연합공과대학의 구성을 에둘러 표현했다. 현재로서는 경남과 전남 각 1개 국립대학이 연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 국립대학 1곳과 전남지역 국립대학 2개 대학이 연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유기적인 산학협력 관계를 바탕이 돼야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다”며 “지식발전소인 대학을 유치해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벽에 부딪히고 말았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보다 큰 틀에서 대학설립을 추진하겠다”며 연합공과대학 유치에 힘을 실고 있다. 
시의 재정지원 규모와 위치는 기존 순천대 광양캠퍼스 건립과 동일하게 적용되고 추가재원은 참여대학이 개별 투자하는 방식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무엇보다 교과부 차원의 별도 인센티브가 지원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합대학, 이시장 돌파구 될까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과 함께 연합공과대학 유치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져놓으면서 이 시장은 1년여를 넘게 끌어온 순천대 광양캠퍼스 좌초에 따른 시민사회의 책임논쟁을 피하면서 시의회가 주장해 온 전국공모 방식의 대학유치 요구에 대해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순천대 광양캠퍼스호의 침몰은 결국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이 시장에게 결정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연합공과대학 유치라는 새로운 카드를 던짐으로써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여론을 피하는 한편 이 새로운 카드를 활용해 시운영의 주도권을 잡는 양수겹장을 쳤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하지만 순천대 광양캠퍼스 좌절은 연합공과대학 유치와는 별개의 문제로, 책임과 공과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순천대 광양캠퍼스 중단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더나가 1년여가 넘게 설립 승인이 유보되면서 발생한 행정낭비와 인근 순천시와의 주민갈등 등은 해결해야할 숙제다. 무엇보다 대학 간 연합대학이라는 유형은 아직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탓에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이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중단 이후 자신에게 쏟아질 시민사회의 여론역풍을 연합공과대학 유치 선언으로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구조조정이 끝나는 내년 2월 연합공과대학의 구체적인 모습이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