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 꿈꾼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 꿈꾼다
  • 최인철
  • 승인 2009.12.31 10:06
  • 호수 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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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태인초등학교

지역단체 전폭적인 지지로 거듭 나는 태인초

김의 주생산지로 명성이 자자했던 이곳 태인동, 이제 광양지역은 물론 국가경제의 든든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지대로 탈바꿈했다. 광양만권의 대표적인 공장지대, 풍경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드넓은 갯벌과 맑은 바다가 펼쳐졌던 곳에는 광양제철소가 들어서 거대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회색의 공단지대가 들어선 광양국가산단을 바라보며 바다 갯내음이 코끝을 찌르는 야트막한 언덕빼기 위에 푸른 꿈을 키우는 곳이 바로 태인초등학교(교장 박정주)다. 120명이 조금 넘는 알토란 같은 아이들이 해맑게 성장하고 있다.

태인초의 특징은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으로 교육복지를 실현해 가고 있는 것이다. 동문회(회장 김금호)나 운영위원회(위원장 김성철)는 물론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도 뒤따르고 있다.

박정주 교장은 태인초의 이 같은 교육공동체를 ‘줄탁동신’이란 말로 설명한다. 줄탁동신, 즉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알을 동시에 깨야 병아리가 살아나온다는 뜻이다. 지역과 학교, 학부모 그리고 학생 상호간 서로의 호흡이 척척 맞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교육공동체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완성될 때 교육의 효과는 극대화된다는 믿음 속에 태인초의 교육은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 가는 행복한 작은 학교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박 교장은 “학교 교육은 학교장이나 교사들의 생각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역사회와 학부모, 학생, 선생님들이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태인초는 비록 소규모 학교지만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만큼은 어디다 내 놓아도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태인초의 교육은 지난 2005년 설립된 태인장학회(회장 서성기)를 비롯해 지역단체는 물론, 공단 내 위치한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다. 동창회와 동문들의 지원도 빠질 수 없다. 박 교장은 “돈 걱정 안 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마음 놓고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교육복지를 이루는 첫 걸음이다”며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지역민의 확고한 생각이 태인초 교육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열쇠”라고 설명했다.

태인초는 학교급식은 물론 방과후학교, 수학여행, 교실현대화사업에 이르기까지 모두 지역사회의 응원 속에 마무리했다.

특히 광양시로부터 5천만원을 지원받아 뒤늦게 퇴근하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보육교실을 운영해 학부모들의 호응을 받고 있기도 하다. 다양한 지원과 혜택이 다시 지역사회에 돌아가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교장은 지역사회에 부탁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역사회에서 말 한 마디로 따뜻하게 격려해 주는 게 선생님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며 “선생님과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게 결국 교육열정과 수업에도 막대한 힘을 발휘하게 하는 일”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런 지역사회의 지원 속에 태인초의 교육여건은 대규모 도심학교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체육관을 비롯해 유치원실, 자료실, 음악실, 컴퓨터실, 보건실, 미술실 등 교육특별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도서관은 다른 학교와는 달리 열람실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학생들의 독서습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컴퓨터와 피아노, 한자 등으로 운영됐던 방과후 학교도 새롭게 추진된다. 내년부터 태인장학회로부터 4500만원의 예산을 지원 받아 정규수업이 수용하지 못하는 다양한 재능교육을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박 교장은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에 대한 꿈을 키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태인초 앞에 놓인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지역 내 많은 경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가산단이 들어선 이래 태인초의 학생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100명 선까지 장담할 수 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학기초 150을 넘었던 학생수는 현재 125명으로 줄어들었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2010년에는 100여 명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불안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현실이다.

출산율 저하에 따라 학생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전국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겠지만 태인초가 겪고 있는 위기는 여느 곳과는 다르다. 무엇보다 열악한 정주여건이나 환경적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학생수 감소폭도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태인초는 고운 품성. 기본 기초학력 정착이라는 학교경영을 원칙을 바탕으로 삼아 예의바른 학생, 연구하는 교사,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학교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의 생기가 곧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기반이 되리라는 믿음이다.

박정주 교장은 “학교는 아이들이 원하는 재능과 꿈을 길러주는 곳”이라며 “기초기본학력은 물론 무엇보다 아이들이 바른 인성을 갖추고 20년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교육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태인초는 지금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뿌리 삼아 제2의 도약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