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없는 봄장마…속타는 농심
끝도 없는 봄장마…속타는 농심
  • 최인철
  • 승인 2010.04.26 09:05
  • 호수 3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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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 부족·습해·한파로 생산량 감소 상품성 저하

계속되는 이상기후로 인해 농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광양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잦은 비로 인해 일조량이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시설작물 등 농작물 피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재배면적이 큰 애호박 농가는 정확한 피해산출은 집계되지 않았으나 최소한 수십억 원대의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 겨울 광양지역은 일조량 부족과 잦은 비에 따른 습해, 갑작스런 한파에 따른 냉해 등 이상기후가 자주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광양지역 강수량은 158.4mm로 평년에 비해 2배 이상 많았고 반대로 일조량은 평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시 시설원예 농가는 모두 416농가에 재배면적은 177.6ha에 이른다. 이 가운데 애호박 농가가 80ha로 가장 많고 파프리카, 시설 오이 등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진월면이 63.3ha로 가장 많고 광양읍 55.7ha, 봉강 16.3ha, 옥룡 5.5ha, 옥곡 8.8ha, 진상 24.6ha, 다압 3.1ha, 골약 0.3ha다. 시설화훼는 0.3ha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지역 시설원예 작목 가운데 가장 많은 면적과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애호박의 경우 본격적인 재배시기인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착화율 저조와 병 발생율 증가, 착과불량 등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평년에 비해 작게는 30%에서 많게는 50%의 생산량 감소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상품의 질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것도 문제다. 생산량 감소와 상품성 저하는 소득과 바로 직결되기 때문에 재배농가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진상면 청암지구에서 1500평의 시설 애호박을 재배하고 있는 애호박 작목반 양승인 씨는 “평균적으로 1억5천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데 올해 들어 지속된 이상기후로 4천만 원 정도 소득이 감소했다”며 “올해 시설하우스 모든 농가의 소득이 평균 30% 정도 줄었다고 보면 된다”고 피해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비싼 기름 값과 이상기후에 따른 착과 불량 등 올 수확이 대폭 줄고, 상품성이 떨어져 고통을 받고 있다”며 “더나가 대부분 시설농가들이 대출을 받아 시설을 갖췄기 때문에 대출금 상환 일정도 부담되는 부분이다. 정부에서 철저한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지원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피해가 속출하자 피해조사에 나선 광양시는 현재 농림식품부에 조사결과를 토대로 재난지원금을 요청한 상태다. 우선 농약대금으로 ha당 22만2천원 총 3900여 만 원, 영농자금 상환연기와 이자감면을 통해 14억1947만 원 등 총 14억5933만 원을 지원 요청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시설원예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중앙재난안전대책심의회 심의 결과에 따라 지원여부를 결정하고 지원 대상을 확정한 후 재난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농업재해에 의한 지원대상에는 직접 명시돼 있지 않아 농림수산식품부의 농업업 재해대책심의 위원회가 인정하는 자연현상으로 인한 피해로 인정돼야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원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최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