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교실 남아돌고, 한쪽에선 증축하고
한쪽은 교실 남아돌고, 한쪽에선 증축하고
  • 지정운
  • 승인 2011.03.07 09:50
  • 호수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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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통학구 조정 ‘눈치보기’ … 교육재정 운용 효율성 도마위에

10여년 전 2천명의 학생이 꽉 찼던 서초등학교. 현재는 당시의 1/4수준으로 학생이 줄며 빈 교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저출산과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광양읍의 일부 초등학교 동창회가 통학구 조정을 통한 학생수 확보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교육당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교육 재정의 효율적 집행이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초등학교는 한 때 광양을 대표하는 초등학교로 10여년 전만 해도 45개 학급에 2000여명의 학생이 공부했지만 현재는 사정이 다르다.

저출산과 인구 노령화의 여파에 따라 학생수가 줄어들며 학년 당 5학급 수준을 유지하던 것이 3년 전부터는 3학급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젠 통폐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인근의 신설학교인 칠성초등학교의 경우 유입인구가 늘어나며 지난해까지 학교 시설을 늘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수가 줄어들자 서초등학교 동창회 측은 교육지원청에  학교 인근의 ‘e-편한 아파트’를 학교 통학구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동창회 관계자는 “통학구 조정을 통해 서초등학교는 적정한 학생수 확보와 노는 교실문제를 해결하고, 칠성초등학교도 층축 부담을 해소할 수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교육지원청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이 아파트가 들어설 때부터 통학구 조정 문제를 고민해 왔다”면서도 “e-편한 아파트 주민의 불만과 함께 가까운 칠성초등학교를 놔두고 멀리 서초등학교로 아이들을 보내는 칠성 아파트 주민들의 불만도 겹쳐 있어 통학구 조정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같은 교육청의 태도에 대해 교육계 안팎에서 비난이 일고 있다.

지역 초등학교 교장은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이곳으로 인구가 몰리고 상대적으로 구도시쪽은 공동화가 진행되면서 한쪽은 교실을 짓고 한쪽은 놀리는 일이 발생한다”며 “충분히 예견되는 현상인 만큼 교육재정 운영의 효율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장은 또 “이같은 문제는 비단 서초등학교만의 현상이 아닌 거의 모든 지역의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통학구 조정 권한이 있는 교육청에서 미리미리 문제를 파악하고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부모 오 모(46)씨는 “교육 당국이 학부모의 민원이나 반대를 논리로 효율성을 외면하며 자신들의 결정을 합리화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물론 어렵겠지만 접근성을 해결한 방법과 더불어 주민 의사를 수렴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폐합은 반대하면서도 학생수 확보를 요구하는 학교 동문회와, 조금이라도 가깝고 시설이 좋은 학교로 보내고 싶어하는 학부모의 요구 사이에서 교육 당국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정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