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값 폭락, 한우 농가 ‘비명’ 사료값 뛰어 키울수록 빚만 늘어
소값 폭락, 한우 농가 ‘비명’ 사료값 뛰어 키울수록 빚만 늘어
  • 이성훈
  • 승인 2012.01.09 09:34
  • 호수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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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값 폭락이 계속되자 지난 5일 전국한우협회 광양시지부 회원 20여명이 전남도청에 찾아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은 광양읍 서천 앞 집결 장면.

사상 유례 없는 소값 폭락으로 지역 한우농가도 패닉 상태에 빠졌다. 현재 광양에는 550여 한우농가에서 4800여 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다. 인근 순천이나 장흥에 비하면 적은 수치지만 소를 직접 키우고 있는 한우농가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번 소값 폭락의 원인은 사육 두수가 적정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부터 도입된 쇠고기 이력제 및 원산지 표시제가 정착되면서 쇠고기 값이 2010년 말까지 오르자 농가들의 사육이 늘어났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2002년 140만 마리에서 지난해 6월 305만 마리로 뛰었다. 국내 적정 사육두수가 250만 마리인 점을 감안하면 55만 마리를 초과한 셈.

공급초과 현상을 빚자 2010년까지 500만~600만원이던 산지 소값은 지난해부터 400만 원대로 떨어졌다. 또한 한미 FTA 체결로 값싼 수입쇠고기가 국내 식탁을 차지하고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파동으로 한우 소비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소값은 폭락했던 것이다. 소값은 폭락하는 반면 사료값은 폭등하고 있어 한우농가는 키우면 키울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광양시지부 회원 20여명은 지난 5일 전남도청을 찾아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며 강력 항의했다. 박철규 회장은 “광양은 순천이나 장흥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소를 적게 키우지만축산 농민들의 마음은 똑같다”며 “키우면 키울수록 손해를 보고 있으니 한우 농가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박 회장은 “전국적으로 축산 농가에서 항의를 하니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한우농가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한우협회는 △한우산업안정화를 위한 30만 마리 수매 △한우산업의 한미 FTA 빅딜 대상 반대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완화 철폐 △농협의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적극적인 실천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한편 광양시는 한우농가에 대해 다각적인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는 시 자체사업으로 예산 2억 7500만원을 책정해 △한우우량정액 공급사업 △한우육질 개선 사업 △한우 거세장려금 지원 △축사환경 개선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소값 폭락이 전국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 대책을 펼칠 것”이라며 “한우 소비를 많이 해서 한우농가의 시름을 달래주는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