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빵집’ 설 자리가 없다
‘동네 빵집’ 설 자리가 없다
  • 정아람
  • 승인 2012.08.27 10:10
  • 호수 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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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점에 밀려 갈수록 줄어 ‘고사 위기’
중마시장에 있는 한 빵집에서 고객들이 진열된 빵 앞을 지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동네 빵집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현재 광양시에 등록된 제과점은 총 37곳. 이중 프랜차이점은 23곳, 일반 제과점은 14곳이다. 프랜차이점을 좀 더 살펴보면 파리바게트가 10곳으로 가장 많고 뚜레주르 4곳, 신라명과 3곳, 던킨도너츠 2곳 등이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경우 주로 은퇴한 직장인들이 개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방송 홍보, 광고 등 물량 공세를 통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역을 지키며 오랫동안 제과점 고유의 맛으로 고객들에게 선보였던 동네빵집들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동네 슈퍼와 서점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처럼 프랜차이점이 늘고 동네빵집이 줄어드는 것은 결국 빵집마다 고유의 맛이 사라지고 획일화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현재 영업 중인 동네 빵집도 앞으로 장담을 못한다는 것이다. 대한제과협회 광양지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동네빵집은 27곳이 있었으나 4년이 지난 지금 반토막으로 줄었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업 중인 동네빵집 13곳 중 7곳도 가게를 내놓은 상태로 알려져 심각함을 더해주고 있다. 

프랜차이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시민은 “매장이 깔끔하고 다양한 제품이 진열되어 있어 편리하다”며 “프랜차이점은 곳곳에 있어 찾기도 쉽다”고 말했다.

두 달 전 아파트 상가에서 중마시장 안으로 재입점한 정봉진 빵뜨락 베이커리 대표는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빵 값을 20%정도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다”며 “동네빵집만의 특별함을 살리고 싶지만 손님들은 아무래도 달콤하고 종류가 많은 프랜차이점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프랜차이점이 다양한 서비스와 광고로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어 동네빵집으로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맛좋고 서비스가 특별해도 대기업의 물량공세에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덧붙였다. 

임옥천 대한제과협회 광양지부장은 “동네빵집을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딱히 뚜렷한 해결방안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임 지부장은 “동네빵집이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고객들이 다양한 제과점을 이용해 가게마다 특성화된 맛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