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빙상연맹 박종화 전무이사
광양시빙상연맹 박종화 전무이사
  • 이혜선
  • 승인 2013.03.25 09:12
  • 호수 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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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허투루 살고 싶지 않다

광양시빙상연맹 박종화 전무이사

지난 2월, 국내최대의 종합 동계 스포츠대회인 제94회 전국동계스포츠대회에서 전남 대표로 출전한 광양지역 초등학생들이 쇼트트랙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메달의 주인공은 박신혜(덕례초 5)ㆍ서하늘(칠성초 6)ㆍ유채리(칠성초 4)ㆍ장예은(백운초 3) 선수다. 이들 뒤에는 빙상의 후발주자인 전남, 그리고 이곳 광양에서 쇼트트랙을 묵묵히 일궈가는 박종화 광양시빙상연맹 전무이사가 있다.

박종화 전무이사는 열정과 성실, 철저한 자기관리 이 세 가지로 집약되는 사람이다. 그를 만나기 위해 부영빙상장을 찾았다. 한산한 시간대에 방문해서 그런지 부영 빙상장은 고요했다. 그를 만나기 위해 2층에 있는 집무실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다부진 체격의 박종화 이사가 환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집무실에는 많은 책과 쌓여있는 서류들, 트로피와 상패, 런닝머신, 골프채, 테니스와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갖추고 물속에서 찍은 여러 사진들이 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운동을 했는지 짐작케 했다.

그가 갖고 있는 직함은 셀 수가 없다. 스포츠경영 체육학박사, 동신대 체육과 외래교수, 전남 테니스협회 상임이사, 전남 빙상경기연맹 전무이사, 한국운동재활협회 전남지부 이사, 생활체육 빙상/테니스/배드민턴 지도자, 대한테니스 공인심판,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 실기 심사위원 등이다. 한 가지만 배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시작한 종목마다 전문가의 경지다. 그가 갖고 있는 자격증들이 대변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 이사가 직접 집필한 책도 눈에 띄었다. 스포츠마사지 전문 서적으로 대학교 교재로 쓰이고 있는 책이다. 올해 7월에는 국내 최초로 쇼트트랙 이론과 실제를 다룬 책도 출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쇼트트랙 강국이지만 정작 쇼트트랙에 관한 책은 없어 직접 집필에 나선 것이다.

“쇼트트랙 교육이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쉬워 직접 책을 쓰게 됐습니다. 쇼트트랙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으려고 애썼지요. 사진도 직접 준비하고요. 7월에 나오는 책은 입문자를 위한 책이라면 9월에 나오는 책은 중급자를 위한 책입니다.”

박 이사는 2월에 있었던 아이들의 동메달 쾌거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아버지(박부영ㆍ74)께서 고향인 광양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어 하셨고 후세를 양성하기 위한 꿈이 있으셨습니다. 그래서 빙상장을 열게 됐고 제가 운영을 맡게 되었지요. 부영빙상장은 단순 취미 공간이 아닌 엘리트선수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린 겁니다. 그래서 빙상연맹도 생긴 거지요. 이곳에서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아낌없이 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연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고 코치들도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있어요. 그 결과 좋은 성적을 낸 거죠.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그가 갖고 있는 여러 자격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다양한 운동 종목은 기본이요 영어와 자동차관련 자격증도 있다고 했다.

“운동은 자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를 시작했으면 최소한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는 해야 한다고 스스로 약속한 부분입니다. 여러 가지를 배우다보면 경험이 풍부해져 창의력이 생겨요. 지도할 때 도움이 정말 많이 되죠.”

그는 하루도 게을러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학교를 다닐 때도 공부는 못했지만 개근상을 받았고 성실하게 임했다며 웃었다.

“저는 살면서 저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들을 한 방울까지 쥐어짜고 싶습니다. 또, 어떤 자리에 있든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배우는 것과 가르치는 것이 즐겁고 가장 기쁜 일입니다. 안주하는 것과 진보하지 않는 것을 가장 싫어합니다. 그래서 바쁘게 삽니다. 하하”

그는 함께 광양의 빙상 스포츠를 일궈가고 있는 코치들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전했다. 또 함께 동고동락하며 언제나 지지해주는 아내 문희 교수(광양보건대)도 빼놓지 않았다.

한 시간 반 남짓 그와의 대화를 통해 광양 스포츠의 푸른 미래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의 열정과 행보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