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과 인연, 오래 간직하고 싶어”
“윤동주 시인과 인연, 오래 간직하고 싶어”
  • 이성훈
  • 승인 2014.11.10 11:00
  • 호수 5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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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백일장ㆍ사생대회 해마다 참가한 정서윤 학생
문경애ㆍ정서윤 모녀.
“아무것도 모른 채 엄마 손잡고 따라다녔는데 벌써 7년이나 됐네요.” 정서윤(광양여중 1-2) 양은 올해도 어김없이 윤동주 백일장ㆍ사생대회에 참가했다. 올해는 지난 9월 27일 진월 망덕포구에서 열렸는데 문경애ㆍ정서윤 모녀는 대회 시작 두 시간 전에 행사장에 일찌감치 들러 현장을 둘러봤다.

가장 빨리 도착한 참가자라서 행사 준비를 하고 있을 동안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당시 어머니 문경애 씨는 “대회가 열리면 미리 현장에 도착해 분위기도 살펴보고 어떤 시제가 올라올지 생각도 할 겸 항상 일찍 온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얘기를 잠깐 들어보니 지금까지 대회에 한 번 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고 한다.

재빨리 연락처를 메모하고 이번 대회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서윤이를 창간 15주년 특집호에 싣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2주가 지난 후 10월 중순 쯤 이들 모녀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서윤 양은 윤동주 백일장 첫 대회인 2008년도부터 참가하기 시작했다. 당시 용강초 1학년이었던 서윤 양은 1학년 때는 그림, 2학년부터 글쓰기에 참가했다. 7번 대회에 참가해 그동안 네 번이나 입상했다.

2009년 초등학교 2학년때 백일장 장려상을 시작으로 12년(5학년) 은상, 13년(6학년) 동상에 이어 올해는 광양여중에 입학하면서 참가해 백일장 대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윤동주 백일장ㆍ사생대회는 고등학생이 대상을 차지했으나 중학생으로서는 처음으로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어머니 문경애 씨는 “대상은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줘서 가문의 영광”이라며 “서윤이가 한 번도 빠짐없이 대회에 참가한 정성이 깃들어진 모양이다”며 축하했다.

서윤 양은 “대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마냥 좋았다”며 “우리 지역에 이렇게 좋은 백일장ㆍ사생대회가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부상으로 받은 문화상품권도 상당하다. 올해는 5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중학생에게 50만원은 어마어마한 돈이다. 서윤 양은 “오빠에게 좀 주고 책도 사고 여기저기 요긴하게 사용했다”며 “그래도 아직 조금 남아있다”며 웃었다.

어머니 문 씨는 “어렸을 때부터 서윤이를 각종 대회에 데리고 다녔다”며 “아무것도 모른채 따라다니기만 했던 아이가 이제는 어엿한 중학생이 됐다”며 대견스러워했다. 서윤이가 백일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비결은 역시 ‘독서’다. 아침이면 학급문고를 읽기 시작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일기 쓰는 습관을 길렀다. 수학과 과학에도 흥미가 있어 두 과목을 제법 잘한다. 서윤 양은 “예체능이 약해 걱정”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아이들 영어를 가르치고 독서토론도 지도하고 있는 문 씨는 “요즘 영어, 수학이 중요하지만 ‘국어’가 공부의 기본”이라며 “우리말, 우리글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서윤이가 엄마를 잘 따라줘서 감사할 뿐”이라며 “든든한 딸이 곁에 있어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딸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서윤이는 아직 미래의 희망을 정해놓지 않았다. 그녀는 “앞으로 무엇이든지 열심히 노력해 잘하는 것으로 미래를 결정짓고 싶다”며 “글쓰기에 취미가 있다고 해서 꼭 글을 써야하는 것은 아니다”고 당돌하게 말했다.

서윤 양은 “이제 겨우 중 1학년인 만큼 장래희망보다는 현실에 최선을 다하며 앞날을 바라볼 것”이라며 “너무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꾸준히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문경애 씨는 “앞으로 서윤이가 자기계발 잘하고 사회 적응도 잘해서 글로벌한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며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고 늘 최선을 다하는 딸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서윤 양은 “내년에도 윤동주 백일장ㆍ사생대회를 참가할 예정”이라며 “고3때까지 참가해 12년 연속 참가라는 기록을 달성해보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