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혁명 의로운 정신, 오늘에 되살리고 싶어”
“동학혁명 의로운 정신, 오늘에 되살리고 싶어”
  • 이성훈
  • 승인 2015.06.05 21:42
  • 호수 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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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동학운동 배경 … 다큐소설 쓴 유혜경 교사
  “1894년 동학혁명 당시 광양에서도 수많은 민중들이 항일 전쟁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었어요. 그런데 정작 우리들은 피맺힌 역사에 대해 잘 모릅니다. 안타깝습니다.”

 중마고등학교 국어 교사인 유혜경 교사는 2013년 겨울부터 시작해 지난 5월까지 동학농민혁명을 공부하고 섬진강 동학 이야기 한 권을 썼다. 유 교사가 쓴 소설은 광양을 중심으로 섬진강 사람들이 활동한 동학농민혁명 이야기다. 동학 소설 이름은‘섬진강은 흐른다’(가제)로 우선 정했다.

 유혜경 교사가 쓴 동학농민혁명 섬진강편은 현재 동학스토리넷(www.donghakstory.net)에 연재하고 있다. 유 교사는“7월말까지 책 분량의 30~40%를 연재할 계획”이라며“섬진강편은 매주 목요일 오전 동학스토리넷 사이트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책은 8월 초에 출간할 계획이다. 

 유 교사가 동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우연이었다. 그는“광양에서도 동학이 일어났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많았는데 저는 그걸 하나도 모르고 나이를 먹었다”며“우연히 동학 공부 모임에 갔다가 우리 지역 사람들에게도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고 소설을 쓴 배경을 밝혔다. 유 교사는 이어“우리들에게 까마득히 잊힌 그분들이 우리 후손들을 불러낸 느낌이 들어서 울면서 썼다”며“그분들의 의로운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 싶어졌다”고 강조했다.

 1894년 갑오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광양을 비롯한 남원ㆍ구례ㆍ하동ㆍ진주 등에도 동학이 크게 일어났다. 그해 가을 광양ㆍ하동ㆍ진주 등에서 수많은 사람이 항일 전쟁에 뛰어들었고 목숨을 잃었다. 영남과 호남을 구분 짓는 섬진강에서, 백운산에서, 광양읍내에서, 진상 섬거에서, 하동에서, 수곡당산에서 그리고 진주 일원에서 죽어갔다. 유 교사는“어떤 집안은 가족 전체가 뛰어들어 부모 자식이 한꺼번에 죽은 것이 족보에서 확인되기도 했다”며“어떤 이는 군지에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족보에는 이름이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중마고 3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학생들에게 집필 과정을 공개하고 매달 어느정도 소설을 써가고 있는지 칠판에 기록하며 공유했다. 유 교사는“학생들의 응원이 글 쓰는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학생들에게 행복해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미소를 보였다.

 그는 책 <섬진강은 흐른다>를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갑오개혁과 비교하면 좋은 공부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 교사는“일본군을 등에 업고 진행한 개화정권의 갑오개혁은 실패한 것”이라며 “개혁에 실패한 정권의 의식 세계를 살펴보면서 오늘날 권력의 자리에 앉은 사람들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혜경 교사는 동학에 대해“저의 삶”이라고 강조한다. 동학공부를 위해 전국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과 생명을 귀히 여기고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만났다는 것에 대해 뿌듯하다고 한다. 그는“앞으로도 내가 만나는 모든 생명을 한울(큰 나 또는 온 세상, 우주의 본체)로 모시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학스토리넷에는 여성 활동가와 교사, 작가 등 15명으로 구성된 ‘동학언니들’이 동학농민운동과 관련된 여성 다큐소설 13편을 인터넷에 연재하고 있다. 12명의 구성원은 각각 전국의 지역을 한 곳씩 맡아 당시 그곳의 상황을 다큐소설로 썼다. 지역은 광양을 비롯해 경남 하동, 서울 경기부터 북한까지 다양하다.
소설은 전봉준과 최시형 등 흔히 알려진 인물보다는 이름을 남기지 못한 동학군과 그 가족,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