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도 모자라 교권 쓰러뜨린 갑질까지?
학교폭력 가해도 모자라 교권 쓰러뜨린 갑질까지?
  • 김보라
  • 승인 2015.11.09 10:42
  • 호수 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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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거주 유명 축구선수 가족 도마 위
지난 15일 현장실습 때 유명 축구선수 아들 A군에게 맞아 생긴 상처. B군은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광양에 거주하는 유명 축구선수 아들이 관내 사립 초등학교에서 지속적으로 학교 폭력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를 통해‘반 교체와 심리치료’ 처분까지 받았음에도 유명 축구선수 내외는 아이들의 일상적인 싸움으로 일축하며‘쌍방과실’을 주장, 재심을 준비하는 등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담임선생님이 시달리다 못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이 유명 축구선수 아내가 그간 수시로 학교를 찾아 학부모로서 상식에 어긋나는 정도의 갑질로 교권을 위협해왔다는 증언을 속속 내놓고 있어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제철남초등학교에 따르면 유명 축구선수 아들 A(2학년)군은 지난 29일 열린 학폭위에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5호)와 학급교체(7호)의 처벌을 받았다. 학교폭력 처벌은 서면사과인 1호부터 퇴학처분의 9호까지 있는데 7호 수준이면 엄벌에 해당된다.

A군에 대한 학폭위는 지난 15일 현장실습 때 A군에게 맞아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했다는 B군 부모의 신고로 열리게 됐다.

B군의 어머니인 이모씨는 이날 A군이 자신의 아이를 할퀸 것은 물론이고 그 다음날은 다른 친구의 머리채를 잡고 교실 뒤쪽으로 끌고 가서 목을 할퀴었으며 선후배를 막론, 다른 아이들에게 이유 없이 욕을 하고 때리고 흉기로 위협하는 일들이 입학 때부터 매일처럼 되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같은 주장의 증거로 같은 학교 학부모 89명에게 받은 서명과 학폭위 과정에서 학교측이 조사한 사례 54건을 내세웠다.

이씨는“여러 학부모들이 학교측과 A군 부모에게 A군 행동을 막아달라고 몇 번을 요청했지만 고쳐지지 않았다”면서“A군이 연말에 전학간다고 해 그때까지만 참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도가 지나치다 판단해 학폭위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아이도 아이지만, 1학기 초 A군의 엄마가 교장실을 찾아와 담임선생님의 강압적인 교육태도를 문제시하며 난동을 피우고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그때 이후부터 선생님들도 A군의 행동을 잡지 못했고, A군은 더욱 난폭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담임선생님은 그동안 얼마나 시달렸는지 살이 계속 빠지시다 급기야 이번일로 쓰러져 입원하셨다”면서 “이번 사건도 조용히 해결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유명 축구선수 내외가 쌍방과실을 주장하며 시청이나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명예훼손과 허위사실유포로 우리를 신고한다고 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또 다른 피해 학부모 정모씨는 “A군의 악행이 유치원 때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는 증언들은 제철단지 안에 사는 학부모들 가운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면서 “맞은 것도 맞은 것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강한 아이에게는 맞아도 된다는 패배의식과 폭력의 정당화를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학습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씨는 “반교체 처벌이 내려졌지만, 이 아이를 데리고 가겠다는 선생님도 없고 다른 반 엄마들도 이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우리는 A군의 전학을 강력하게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규정에 따라 학폭위를 열어 마무리했다”면서 말을 아꼈다.

유명 축구선수 측의 답변을 듣기위해 구단에 연락했으나 구단 관계자는 “A군의 엄마가 억울함을 호소하다 쓰러져 병원에 있다”면서“아이들 싸움이 부모 싸움 된 것”이라는 말만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