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정상, 야생흑염소가 점령
백운산 정상, 야생흑염소가 점령
  • 김호 기자
  • 승인 2021.07.26 08:30
  • 호수 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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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배설물 악취·미관저해 심각
명산 이미지 먹칠, 대책 마련 시급
지난해 여름부터 등산객에 목격돼
市, 8월중‘총기사용’포획 나설 것
△ 백운산 정상 등산로 등에 쌓인 야생 흑염소 배설물로 인한 악취로 등산객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 백운산 정상 등산로 등에 쌓인 야생 흑염소 배설물로 인한 악취로 등산객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광양 백운산 정상 일대가 야생 흑염소 배설물로 인한 악취와 미관 저해로 명산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백운산 등산객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께 백운산 상봉과 신선대 일원에서 흑염소들이 목격됐고, 등산로 계단이나 바위 등에 배설물이 쌓여 악취로 인한 불편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날씨가 습한 날은 배설물로 인한 악취가 더 심해져 등산객들이 코를 막고 자리를 피할 정도라는 것이다.

백운산에 서식하는 흑염소는 인근 농장 등에서 사육되던 것으로 울타리를 탈출해 야생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등산객 증언 등에 따르면 백운산에 서식하는 야생 흑염소는 현재 10여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 백운산 정상 등산로 등에 쌓인 야생 흑염소 배설물로 인한 악취로 등산객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 백운산 정상 등산로 등에 쌓인 야생 흑염소 배설물로 인한 악취로 등산객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백운산을 자주 오른다는 한 등산객은“흑염소 배설물로 인한 악취 때문에 백운산 상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잠시 앉아 쉬어가기도 힘든 실정”이라며“특히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악취가 더 심하다. 백운산을 등산하려고 하면 정상 등반은 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등산객은“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하나로 손꼽히는 광양백운산(1222m)이 야생 흑염소 배설물로 인해 이미지를 먹칠하고 있다”며“운동 겸, 힐링 겸 백운산을 자주 오르는데 상봉 부근 바위나 산자락 주변에 배설물들이 새카맣게 널려 있고, 역한 냄새 때문에 맑은 공기를 마시러 온 기분을 망쳐버렸다”고 말했다.

흑염소 출현은 지난해 6월~8월경으로 등산객들에게 목격되면서 악취·미관저해 민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 백운산 정상 등산로 등에 쌓인 야생 흑염소 배설물로 인한 악취로 등산객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 백운산 정상 등산로 등에 쌓인 야생 흑염소 배설물로 인한 악취로 등산객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백운산 정상부인 신선대에서 상봉 부근 등산로 등에 흑염소 배설물이 쌓여 있어 악취와 미관 저해 등의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흑염소 특성상 정상부로 올라가려는 습성이 있고 특히 여름철에는 그 습성이 더욱 강해지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흑염소들이 주로 정상부에서 발견되고 민원도 그 부근에서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개체수를 2~30여마리로 추정하고 있는 광양시는 그동안 동력살포기 이용해 백운산 등산로 자연정화 활동 등 민원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광양시는 최근 등산객 불편을 해소하고 1년에 2~4마리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흑염소의 개체수 증가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100% 포획으로 대응방법을 선회했다.

시는‘야생동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에 의거해 오는 8월 17일과 18일 양일간 백운산 등산로 등의 입산을 통제하고,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엽사)을 통해 총기를 사용한 포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흑염소는 무리지어 살아가고, 고지대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을 갖고 있으며, 특히 여름철이 되면 이 같은 습성이 더욱 뚜렷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