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떨리고 불안해서 못살겠어요”
“가슴 떨리고 불안해서 못살겠어요”
  • 이성훈
  • 승인 2008.02.20 21:43
  • 호수 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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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읍 무선마을 주민들, 발파공사 피해 호소
 
광양읍 덕례리 무선마을(이장 정실림) 주민들이 한국도시철도시설공단에서 시행중인 동순천~광양 철도 복선화 사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무선마을 주민들은 터널 발파 공사로 인해 약 200m 떨어진 마을에 소음, 진동 등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곳 공사현장은 매일 오전, 오후 두 차례 발파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러나 발파 소음과 진동으로 인해 주택 균열이 이뤄지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50여명은 급기야 지난 14일 공사현장 부근에서 집회를 갖고 대책을 요구했다. 주민 이희자 씨는 “발파 할 때마다 주민들이 깜짝 놀라고 유리가 흔들리는 등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집안 곳곳이 금이 가고 있어 불안해 못살겠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도 발파 공사하는 소리를 듣고 이곳에서 어떻게 살고 있느냐고 할 정도로 피해는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발파 공사 이후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증언했다. 공사측도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각 가정을 찾아가며 실태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정실림 이장은 “우리가 공사를 방해하는 것도 아닌데 그동안 참고 살아왔으나 사업자 측은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이렇다 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또 발파 공사로 인해 지하수가 메말라가고 있다며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다. 무선마을은 현재 상수도가 아닌 지하수로 생활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에 있는 우물이 지금껏 마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공사 이후 물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발파 소음과 진동을 기준치 이하로 규제하고 있어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주민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지하수 고갈에 대해서는 “우리가 관정을 뚫고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지하수 고갈을 우리 측에 떠맡기는 것은 다소 억울하다”고 말했다. 무선마을 주민들은 상수도를 각 가정별로 설치해줄 것과 주택이 흔들리지 않도록 안전 조치를 철저히 한 다음 발파 공사할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시공사 측은 14일 발파 공사를 중지했으며 20일 공사를 재개한 상태다. 정실림 이장은 “오는 3월이면 지하수 고갈 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며 “공사 자체가 중요한 사안이고 시공사 측에서 주민피해를 최소화시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내 공사 재개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정 이장은 “공사재개를 허용했지만 또다시 진동, 소음 등으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한다면 시공사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동순천~광양간 철도복선화사업은 지난 2003년 공사를 시작해 오는 7월 공정을 마칠 계획이다. 사업비는 3285억 원이며 시행청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다. 사업규모는 노선개량 총 16.5km로 광양구간은 5.8k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