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 완성하고 싶어”
“세계 최고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 완성하고 싶어”
  • 김현주
  • 승인 2007.03.29 10:25
  • 호수 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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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식 광양제철소 신임 공장장
 
철강 ‘명장(名匠)’이 세계 최대 열연공장의 공장장이 돼 화제다.

그 주인공은 포스코 열연부에서 30년을 근무한 임채식(55·사진)씨. 포스코는 지난 25일 “최근 열연부에서 30년간 근무해온 임채식씨를 광양제철소 1열연공장의 공장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밝혔다.

임 공장장은 2005년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었다. 고졸 출신으로는 드물게 ‘명장’과 ‘공장장’의 영예를 한꺼번에 안았다. 광양제철소 1열연 공장의 지난해 생산량은 614만 5천톤으로 세계 350여개의 열연공장 중 생산 규모가 가장 많다. 1열연 공장은 반제품을 열간 상태에서 압연하여 강판으로 만드는 공정이다. 연속 주조공정에서 액체상태의 쇳물(용강)을 주형에 주입하고 연속주조기를 통과시키면 슬래브라는 반제품이 만들어진다. 열연공정은 이 슬래브를 가열로에서 1100~1300℃까지 가열해 회전하는 두개의 롤러사이로 통과시켜 고객이 요구하는 두께의 열연강판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곳에서 만든 제품은 자동차 부품, 건축자재, 파이프, 가전기기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곡성 출신인 임 공장장은 곡성 군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군복무를 마치고 포항제철 직업훈련원을 통해 포스코에 77년 입사했다. 임 공장장은 “원래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해 포스코에 입사하면 소질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신기록 주요 항목은 회사의 경영성과와 관련된 것으로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생산, 품질, 원가 분야에서 32개의 신기록을 수립했다.
임 공장장은 이런 열정으로 2003년에는 고졸 사원이 오를 수 있는 최고위직인 총괄직에 오르고, 또 2005년에는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가 공장장이 되기까지는 평소에 메모하는 습관을 꾸준히 가진 덕택이다. 임 공장장은 “메모는 오랜 기억을 남기는 가장 좋은 방법중의 하나다”면서 “순간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반드시 메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하면 전날 이루어진 작업 내용을 면밀히 기록해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임 공장장은 “메모는 먼 훗날 공장 가동 중 문제가 발생하면 조치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참고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임 공장장은 그러나 30여년간 직장 생활중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선배들이 터득했던 기술을 습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선배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가르쳐주지 않는 이유에서다.

지난 1984년에는 임 공장장 위로 13명의 선배들이 줄지어 있어 자신에게 반장과 주임의 임무가 돌아오는 것은 막연하게 느껴졌다. 그는 이런 부담으로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으나 마침 광양제철소 건설로 인한 조업대비요원을 선발해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일을 개선 했을때 선배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할때이다. 임 공장장은 “선배들로부터 인정 받지 못하고 사실과 달리 업무를 개선한 것이 잘못돼 또 다른 문제가 발생된다는 얘기를 들을때는 정말 힘들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며 힘든 과거를 되돌아봤다.   

임 공장장은 이제 2009년이 정년이다. 그는 남은 기간 동안 공장장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현장 직원의 소망인 승진의 폭을 넓혀주고 희망을 갖고 근무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또, 글로벌 넘버원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를 완성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철강업의 환경은 날로 변하고 있다”며 “후발국인 중국의 원가 경쟁력과 일본 기술 경쟁력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모든 직원들이 지식 근로자가 돼 생각과 일하는 방법을 바꿔 혁신과 도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 공장장은 이를 위해 “모든 직원이 평소의 생각과 실천이 회사의 경영에 영향을 끼친다는 명백한 진리를 깨닫고 한 방향으로 매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