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마음은 누구보다 더 건강합니다”
“장애…마음은 누구보다 더 건강합니다”
  • 최인철
  • 승인 2009.10.01 09:47
  • 호수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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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체전 은메달리스트 서민환 씨
서민환 선수는 이번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역도부문에서 은메달 3개를 획득했다. 동메달을 목표로 했던 그에게 금메달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메달이다. 서 선수에게 느껴지는 기운에는 전혀 장애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당당함이 묻어난다.

그는 “국가대표와 맞붙은 승부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만족한다”면서 “특히 열악한 상황에서 은메달과 함께 선배인 김진욱 선수가 동메달 2개를 추가한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고 웃었다.

서 선수는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육상과 축구 등 스포츠를 좋아했던 그는 10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두 다리를 잃었다. 선천적인 장애 보다 후천적인 장애극복이 힘들다고 다들 이야기 하지만 그는 곧 마음을 바로 잡고 세상으로 나갔다.
장애인 스스로가 움츠려들고 세상과 소통하려고 하지 않으면 마음의 건강까지 잃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서 선수는 “많은 장애인들이 불편과 일반인들의 시선을 두려워해 움직이기를 싫어한다. 하지만 소극적으로 살면 더 큰 장애를 얻게 마련”이라며 “자신감을 갖고 생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정부위의 장애가 아닌 마음이 병든다. 그게 진짜 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인과 장애인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특히 운동선수의 경우 일반선수와 장애선수간의 구별을 두지 않고 함께 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선수인 그를 괴롭히는 게 취약한 시설과 지원이다. 일반 체육부분과는 달리 장애부분의 체육지원은 극히 미흡한 실정이다. 흔한 휘트니스 센터 한 번 가본 적 없다. 지체장애인협회 한 켠에 마련된 역기를 가지고 훈련했던 게 대회준비의 전부다. 이런 마당에 지도자를 통해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소망이다.

서 선수는 “우리시의 많은 장애선수들이 지원이나 시설, 지도자가 없어 훈련에 애를 먹는다. 일반 체육회와 연계도 많은 도움이 되지만 시와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장애를 장애로 느끼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수나 목포처럼 장애인체육회를 조직해 장애선수와 체육부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갖추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이는 장애인 스스로가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