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심사 3일간 400건 가능하나
서류 심사 3일간 400건 가능하나
  • 이성훈
  • 승인 2009.11.18 20:56
  • 호수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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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해마다 중복, 자료취합에 인력낭비” 불만

광양시의회가 오는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열리는 2009 행정사무감사에서 집행부에 총 413건의 서류를 요구했다. 이를 두고 의원들이 이 기간 동안 400여건의 서류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을 지 논란이 되고 있다. 집행부는 해마다 자료가 중복되고, 자료 하나를 작성하는데 수많은 시간과 인력을 낭비한다며 내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열리는 행정사무감사 일정을 살펴보면 서류 및 현장 감사는 26~30일, 정책질의는 12월 1~2일이다. 결국 집행부가 제출한 서류 감사를 5일간 다 마쳐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기간에는 주말이 끼여 있어 사실상 3일안에 400여건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의원들은 의장을 제외한 11명의 의원들이 하루에 100건 이상의 서류를 심사해야 한다. 이를 두고 서류만 쌓아놓은 채 부실 행정감사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류요구 항목을 살펴보면 총무위는 총 129건의 서류를 요청했다. 이중 공통은 11건이며 사회복지과가 18건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문화홍보담당관실(13건), 총무과(11건) 순이다. 산건위는 총 284건의 서류를 요청했으며 공통이 19건이다. 기업투자지원과가 28건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건설과ㆍ농업지원과(26건), 산림지원과(18건) 순이다.

공무원들은 특히 중복 제출에 가장 많은 불만을 품고 있다. 해마다 똑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의회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A 과장은 “연말이라서 각종 사업 정리도 해야 하고 내년도 계획도 세워야 하는데 의회의 과도한 서류제출 요구 때문에 업무에 2중, 3중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심지어는 이미 없어진 시책의 자료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등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이 같은 목소리는 단순한 불만은 아니다. 총무위는 이번에 공통으로 ‘2008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 추진 실적’ 서류를 요청했다. 이 서류만 살펴보면 개선 사항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데도 의회는 이 서류와 무관하게 각종 자료를 중복으로 요구하며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결국 해마다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 추진 실적 서류를 검토하면 서류 중복 제출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의회는 일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결코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의원은 “400여건의 자료를 이 기간 동안 심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무리한 요구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행정사무기간동안 살펴보지 않더라도 이를 자료로 삼아 시정 질문이나 각종 의견을 나타낼 때 활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특정 사안에 대해 해마다 중복 요청하는 것도 이를 제대로 개선했는지 확인해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한편 광양시민단체협의회는 이번 행정사무감사기간 동안 의정지기단을 구성, 의원들의 행정사무감사 현장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참여하는 시민단체로는 광양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참학 학부모회, 광양YMCAㆍYWCA 등 5개 단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