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CDQ<건식냉각설비> 주민설명회
알맹이 없는 CDQ<건식냉각설비> 주민설명회
  • 박주식
  • 승인 2010.11.29 09:34
  • 호수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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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코크스 신설에 따른 환경영향 파악돼야
“단 1명이 참석해도 주민설명회 성립조건은 갖춘 것으로 된다”
지난 24일 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광양제철소 CDQ(건식냉각설비)발전기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 초안 설명회에서 홍보부족으로 참석자가 저조하다는 주민의 항의에 대해 사업자 측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설명회는 10여명의 주민과 환경단체 관계자 등만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석률저조 만큼이나 설명회도 알맹이가 없기는 마찬가지.

이날 주민들은 먼저 사업자 측의 무성의에 대해 항의했다. 설명회를 하면서 자료배포도 하지 않았으며, 홍보가 부족해 주민참여가 저조하다는 내용이었다.

서성기 항만항운노조 위원장은 “동영상만으로는 주민들이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다”며 “적어도 30분전에는 자료를 줘야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할 것 아니냐”고 따졌다. 서 위원장은 “애들 데리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몇 사람만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설명회가 과연 성립조건을 충족하는 것”이냐며 “포스코는 사전에 주민들에게 충분히 홍보함으로써 주민 참여를 이끌고 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 잘잘못을 가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재 광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최근 SNG사업 공청회를 요구했지만 개최되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시 새로운 사업을 한다며 주민설명회 개최는 포스코가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동호 폐기물매립장 붕괴사고에 대한 항구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호에 추가로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주민홍보 광고를 했고 시 홈페이지에 공람토록 하는 등 법적절차를 거쳤다”며 “환경영향평가 초안은 각 동사무소와 시청에 구비돼 있고, 그 보고서를 보면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번 사업은 별도의 연료 연소시설이 아니라 대기배출이 없고 온배수 배출도 없어 환경영향이 극히 미미해 공청회 개최가 필요치 않을 정도의 사업”이라며 “본 사업과 연관이 없는 SNG사업과 동호문제는 관련부서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주민들은 그동안 지역협력에 대한 서운함을 성토했고, 환경단체는 SNG사업 공청회와 동호문제에 대한 우선해결을 주장하다 본질인 CDQ발전기 설치사업은 거론도 하지 않은 채 끝이 났다.

CDQ발전기 설치사업은 광양제철소 5코크스 신설공장의 폐열을 회수해 전력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물론 폐열을 이용하는 발전시설은 별문제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이 시설이 홀로 동떨어진 단일 시설이 아니라 코크스공장의 폐열을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폐열을 이용하는 발전소는 오염물질 배출이 미미하겠지만 폐열 이용 전단계인 코크스공장은 제철공정에서 가장 많은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시설 중에 하나다. 그러나 5코크스공장 신설은 이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돼 있어 환경영향평가조차 받질 않았다.

이날 설명회에서 반드시 짚었어야 할 문제는 바로 5코크스공장이었다.
환경단체도, 지역주민도 무작정 떼만 쓸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