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리 취항, 풀어야 할 숙제 많다
카페리 취항, 풀어야 할 숙제 많다
  • 광양뉴스
  • 승인 2011.01.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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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밤 10시 광양비츠호가 시모노세키항을 향해 첫 취항을 했다. 광양시로서는 73년 만에 시모노세키항이 재개된 것이어서 더욱더 의미가 깊다. 첫 취항날인 23일에는 출국수속을 밟기 수 시간 전부터 탑승객들이 몰려 카페리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엿볼 수 있었다.

광양비츠호가 첫 취항했으니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다. 하지만 광양~일본 카페리 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우선 국제터미널 규모와 서비스다.

명색이 국제터미널인데도 조립식 건물에 대합실은 600명은커녕 200명도 제대로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초라하다. 화장실도 다수의 승객들이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적을뿐더러 장애인 화장실은 아직 건립조차 하지 못한 채 자리만 남겨뒀다. 대합실 좌석은 약 50여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승객들은 통관할 때까지 어디서 쉬어야 하는 지 답답할 뿐이다. 터미널 밖에는 흔히 말하는 몽골텐트가 임시 휴게소로 설치돼 초라함을 더하고 있다. 터미널 완공 전날까지 공사는 불과 며칠 전만 해도 과연 취항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국제터미널이 조립식 건물로 지어졌다는 것 자체가 카페리항 취항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것을 뜻한다. 중마일반부두에 건립된 터미널은 국제터미널 치고 너무 형편없는 시설이다. 외국 관광객들이 국제터미널에 도착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앞으로 서비스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인 관광객 유치도 큰 과제다. 25일 일본에서 광양으로 오는 비츠호에 일본인 관광객은 단 2명이 예약한 상태다. 1만 6천톤급 대규모 카페리호가 첫 회항을 빈 배로 돌아온다는 것은 커다란 손실이자 웃음거리다. 또한 앞으로도 대부분 한국 관광객이지 일본인 관광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배를 타고 광양을 찾아 남도 음식과 질 좋은 농ㆍ수산물을 구입하며 빼어난 경치를 관람하는 것이 카페리항 개설 목적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재로 보면 일본인 관광객 유치가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앞으로 예약된 승객들도 대부분 한국인 관광객이다. 이러다가 한국인 관광객들만을 위한 광양비츠호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시는 형식적으로 관광객 유치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손님맞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처음부터 되짚어봐야 할 때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취항이 첫 술치고는 너무나 졸속으로 추진됐으며 모든 과정이 서둘렀지 않느냐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