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코앞에 닥친 보육대란
전남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코앞에 닥친 보육대란
  • 김보라
  • 승인 2016.05.20 20:26
  • 호수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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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월 22만원 부모 부담할 수도

 23일 관내 어린이집 보육교사 대규모 집회 참석

“가정보육 이해해달라, 당직제로 공백 최소화할 것”

 

  전남도교육청이 추가경정예산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책정하지 못했다.

  빠른 시일 내에 해결책이 수립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7월부터 매월 22만원에 해당하는 누리과정 비용을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에 관내 어린이집 보육교사 300여 명을 포함한 전남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오는 23일 도교육청 앞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17일 제205회 임시회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7개월분 508억원이 빠진 1359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1월 유치원 5개월치 200억원과 어린이집 5개월치 400억원 등 모두 600억원을 추경예산으로 편성했지만 이번 임시회에서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책정하지 못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책정하게 되면 당장 초·중등학교의 시설 개선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이번 추경예산안에는 교육청이 담당해야 하는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297억원을 비롯, 학교 신설 및 이설사업비 78억5000만원, 낡은 교실 증축 22억원 등이 포함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세우면 오래된 교실이나 기숙사 증축 및 보수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며 "당장 교육 환경 개선에 들어가야 할 예산이 많아 어린이집 예산을 세울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도교육청과 전남도가 원포인트 예산 수립에 실패하거나 보건복지부가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관내 만 3세부터 취학전 아동을 어린이집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매월 22만원에 해당하는 누리과정 비용을 각자 부담해야 한다. 관내 누리과정 이용 대상자는 대략 3000명정도다.

  광양시 관계자는“아이사랑카드의 예탁금이 5월분 정도까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보통 아이사랑카드를 긁고 한달후에 결제일이 도래하기 때문에 6~7월까지는 여유가 있겠지만 그 이후에는 부모들이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관내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 300여명을 포함한 전남어린이집연합회 보육교사들은 오는 23일 전남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관내 민간 어린이집들은 지난 금요일 학부모들에게“23일 당직 교사를 제외한 보육교사들이 도교육청 집회에 참석하게 돼 부득이하게 원 자율등원(통합수업)을 실시한다”면서“당직제로 보육공백은 최소화하겠지만 가정보육이 가능하신 부모님들은 양해해달라”고 알렸다.

  6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혜주씨는 “워킹맘으로 휴원이 달갑지는 않지만, 부모들의 피해를 줄여주기 위해 어린이집 교사들이 나서는 것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을 응원한다”면서“하루빨리 해결책을 찾아 학부모들의 부담과 불안감을 해소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