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공무원, 박람회 티켓‘강매’사라질까
<현장에서> 공무원, 박람회 티켓‘강매’사라질까
  • 이성훈
  • 승인 2017.01.20 20:17
  • 호수 6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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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기 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가 출범했다. 강삼연 신임 지부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올해 조합원들에게 약속한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각종 박람회 관람권 구매 금지’다.

9기 임원진이 행복한 일터 만들기 중 하나로 제시한 공약인데 이 공약이 공무원들 사이에 관심을 끄는 것은 박람회 입장권 구매로 공무원들이 숱하게 홍역을 앓았기 때문이다.

공무원 티켓 강요는 한해 두해 문제가 아니다. 전남 지역에는 최근 F1 코리아그랑프리부터 시작해 여수세계박람회, 광양월드아트서커스, 순천정원박람회 등 최근 10여년 동안 각종 박람회가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티켓 가격은 적게는 수천원, 만원 안팎이지만 영암 F1 경기는 입장권이 수십만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완도 해조류 박람회까지 생기면서 박람회의 부작용은 고스란히 각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돌아갔다.

억지로 산 티켓은 싼값에 다른 사람에게 팔리거나 선물로 여기저기 돌아간다. 즐겁고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야 할 박람회가 오히려 공무원들이나 큰 기업체가 많은 광양, 여수 직장인들에게는 티켓 강매가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전락한 지 오래다.

물론, 티켓 강매에 강제성은 없다. 어느 누구도 권유만 했을 뿐 강요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티켓 강매는 강압적이며 강제성이 다분하다고 확신한다. 사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현실은 억지로 사야하기 때문이다.

부서별로 얼마나 티켓을 사야하는지 보이지 않는 할당량에 박람회만 열리기 시작하면 공무원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 아니다.

공무원노조 게시판에도 티켓 강매 폐해는 적잖게 들려온다. 월급받는 직장인인데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티켓 판매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다. 이에 조합원들은 익명의 목소리로 제발 티켓 판매를 근절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9기 공무원노조 임원진들이 응답을 했다.

다른 공약도 중요하지만 이 약속만 제대로 지킨다 하더라도 9기 공무원노조는 조합원들로부터 더욱 큰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서할당 티켓 강매 되풀이, 유관기관, 업체 부담 전가 초래 등 공무원 동원 티켓 강매 악순환 중단이 이번 9기 공무원노조 출범을 계기로 완전히 없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