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영 의원 “시장 제정신” 발언 파장
장석영 의원 “시장 제정신” 발언 파장
  • 광양넷
  • 승인 2007.03.28 22:02
  • 호수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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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영 의원 행보, “소신이냐 고집이냐”

공무원노조 성명 발표 “장 의원, 즉각 사과ㆍ해명해야”
장 의원, “시민의견 전달한 것, 문제될 게 없다”


장석영 광양시의회 의원의 발언을 놓고 공무원노조를 비롯한 집행부의 반발이 심해지는 등 의회와 공무원 사이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일 있었던 장 의원의 시정 질의에서이다. 장 의원은 이날 오후 시정질의에서 “시장님 어제 그 말씀하실 때 제정신으로 했는가”라는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공무원들은 발언의 수위가 지나쳤다며 장 의원에 대해 맹비난을 쏟아 붓고 있다.

당시 속기록을 살펴보면 장 의원은 “오늘 점심을 광영동 가서 먹었는데 어제 시장님 말씀에 축구장 약속 부분이 고등학교인가 뭔가 25억이 들어가기 때문에 25억의 재원이 상당히 어렵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시민들이 하는 소리가 오늘 분명히 가서 질문을 해 주라고 그래요. 그대로 말씀을 전하면 “시장님 어제 그 말씀하실 때 제정신으로 했는가” 한번 물어주시라고 그러더라고요. (중략)”라고 나와 있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시민의 말을 인용했더라도 과연 그 발언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다.  

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는 지난 27일  “공무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장석영 의원은 사과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강경 대응에 나섰다.

광양시지부는 “장 의원이 시정 질의를 통해 800여 공무원을 무능과 오만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예산을 무분별하게 낭비한 것으로 표현하는 등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공무원노조는 특히 “행정수요에 비해 정원이 부족하여 격무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을 객관적 근거도 없이 15%를 감축하라고 주장하는 등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게 하고 있다”며 “시정 질의를 통해 공무원들이 재정운영, 경제, 주택, 인사행정 등 전반에 걸쳐 무능하고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에 대해 제정신 운운하는 등 막말을 하였으며,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은 안중에도 없이 제몫 챙기기에만 급급하다고 하면서 시민의 원성이 철퇴가 되어 떨어질 것이라는 등 막말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양시지부는 장석영 의원이 오는 30일까지 공개사과 및 관련발언 해명을 요구하며 △시장에 대한 제정신 운운, 공무원들을 무능과 독선, 오만한 집단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광양시 및 공무원노조광양지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사과할 것 △광영동 주민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시장에 대해 제정신 운운한 발언의 경위와 당사자를 홈페이지에 공개할 것 등을 촉구했다. 

광양시지부는 “장 의원이 이런 요구에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후 모든 사태의 책임은 장 의원에게 있음을 밝혀둔다”며 엄중히 경고했다.

한편, 장 의원은 이번 발언과 관련, “시민의 의견을 항만국장을 통해 전달한 것일 뿐 특별히 문제 삼을 것은 없다”며 정면 돌파할 것임을 시사했다.
 

장석영 의원 행보, “소신이냐 고집이냐”


장석영 의원의 이번 발언 파장을 놓고 장 의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장 의원은 각종 시정 질의에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대안도 내세우는 등 비교적 의정 활동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1월에 열린 제14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는 IT특화연구소 설립과 관련해 본회의장에서 연구소의 설립은 맞지 않는다며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소신을 펼치기도 했다. <본지 2007년 1월 25일자 5면 참조>

당시 집행부에서도 본회의장에서 반론을 제기하는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며 장 의원의 소신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장 의원은 그러나 재임기간 동안 너무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이는 동료 의원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 또한 집행부측에 한 가지 사안을 놓고 집중적으로 제기해 ‘소신과 고집’ 사이를 행보하고 있다.
 
장 의원, “시민 의견 전달한 것, 발언 취지 오해하지 말라”
 
20일 광영동 한 음식점에서는 장석영 의원을 비롯한 동료의원들과 의회사무국 직원 등 10여명 이상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서는 장 의원이 발언처럼 ‘시장 제정신 발언’ 등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참석했던 한 의원은 “장 의원이 전화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들은 것을 시정 질의에서 발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전화뿐만 아니라 지역을 다니면서 이 시장에 대한 주민들의 서운한 감정을 여러 번 들었다”며 “이날 시정 질의에서는 시장을 향한 이보다 더한 말도 있었지만 참았다”며 “발언이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무능한 공무원들이 재정평가 D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할 말을 한 것인데, 정작 이런 문제는 뒤로 하고 발언을 가지고 문제 삼으려고 하고 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장 의원은 “공식석상에서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나타낸 것인데 오히려 뒤에서 시장을 험담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 아니냐”며 “이 정도의 발언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공무원노조의 성명에 대해서도 “공무원노조가 왜 이런 일에 성명을 내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시민단체에서 이런 지적을 했다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공무원노조에서 성명을 발표한 것은 결국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며 반문했다. 

장 의원은 향후 대책에 관해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이번 발언과 관련해 문제될 소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책임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나에 대해 명예훼손을 시켰다면 당사자들 역시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27일 “게시판을 보면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것을 검토했으나 주위 의원들의 만류로 참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8일 좀처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책임을 강조하며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번 발언 논란을 두고 의원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A 의원은 “장 의원의 지역구가 태인ㆍ금호ㆍ광영이지만 주 무대가 금호동인 것을 감안하면 지역구 사정이 좋은 곳이다”고 말했다. 그는 “장 의원의 경우 3선 의원에 타 지역 출신인데다가 지역구 형편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소신껏 발언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원들, “공개석상 발언 수위 조절해야”
 
A 의원은 “의원 입장으로 볼 때 장 의원이 행정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은 얼마든지 박수칠 수 있지만 발언 수위는 조절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번 발언에 대해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B 의원은 “시민들의 의견이라 할지라도 곧이곧대로 공개 석상에서 여과 없이 발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인인 이상 말의 앞뒤를 가려야 한다”고 충고 했다.

이에 반해 C 의원은 “이런 저런 말 다 가려서 한다면 어떻게 집행부를 추궁할 수 있겠느냐”며 “이번 발언이 그렇게 문제되지는 않는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 간부급 공무원은 “시와 의회가 힘을 합쳐 시를 이끌어가는 것도 모자라는 시간에 이 같은 발언으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말을 가려가면서 얘기를 해도 충분히 새겨들을 수 있는데 공무원들을 윽박지르면서 쏘아붙이면 결국 화살은 자신에게 돌아간다”고 안타까워했다.
 
시와 의회, 지역 여론 귀 기울여야
 
이번 발언을 놓고 장 의원과 공무원 사이에서는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공무원노조도 30일까지 사과하지 않을 경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현재 추후 계획은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장 의원의 지역구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의견 전달 등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여론이다. 시와 의회 어느 누구도 양 측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장석영 의원과 공무원노조 더 나아가 의회와 집행부가 이번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