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 신청 ‘왜’ 안했나
새누리당 공천 신청 ‘왜’ 안했나
  • 이성훈
  • 승인 2012.02.27 09:18
  • 호수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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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 가장 득표율 높은 지역… 전략 공천에 무게

지역정치 톺아보기

4.11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광양지역에 새누리당 공천을 한명도 신청하지 않은 것을 두고 다소 의아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광양은 호남에서 대체적으로 옛 한나라당 지지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포스코가 있는 까닭에 영남권 사람들이 광양에 많이 살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영남권과 가장 인접해있어 현 여권이 호남에 교두보를 마련할 거점 지역으로도 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는 김광영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8544표(18.4%)를 얻어 우윤근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당시 개표 결과를 살펴보면 통합민주당 우윤근 후보 2만7539표(59.45%), 한나라당 김광영 후보 8544표(18.44%), 민주노동당 유현주 후보가 6690표(14.44%)를 얻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광양에서 14.35%인 9013표를 얻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전남지역 최고 득표율을 광양에서 기록했다. 특히 이명박 후보는 전남지역 부재자 투표인 수 3만7378명 중 7568표를 얻어 득표율 20.7%를 기록한 가운데 이중 지역별 득표율이 가장 높은 곳 또한 광양(25.64%)으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에서 당명을 바꾼 새누리당의 후보가 공천을 신청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결과는 정 반대였다. 김여태 후보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되어 있지만 결국 김 후보는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김 예비후보는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고만 밝힐 뿐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공천 신청 못한 이유 세 가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석패율제 도입이 좌절된 것. 석패율제는 적은 표차로 아깝게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 자리에 넣어서 당선시켜주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광양지역 새누리당 후보로는 다소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석패율제 도입이 실패한 마당에서 후보로 나서봤자 이곳에서 새누리당 간판을 달고 당선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최근 사퇴한 무소속 김광영 후보의 예가 그렇다. 김 후보는 석패율제가 도입되면 새누리당으로 복당, 공천을 신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도입되지 않으면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비공식적으로 밝혔었다. 실제 김 후보는 석패율제 도입이 사실상 힘들어지자 결국 지난 22일 후보 사퇴를 밝혔다.

둘째 최근 정부와 여권의 잇따른 실정에 대한 민심 이반이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는 것. 당시 민심은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작용해 여권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는 2008년 보다 득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세 번째는 후보 인지도. 그동안 새누리당은 무소속 김광영 후보가 수십년 동안 기반을 다져왔다.

새누리당 김여태 후보의 경우 지난해부터 광양시민희망포럼을 창립하면서 조금씩 얼굴을 알렸지만 아무래도 인지도 면에서 떨어지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이는 김 후보도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대신 전략 공천에 대해 조금씩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여태 예비후보는 “중앙당과 전략공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중앙당에서 전략 공천할 인물이 있다면 공천할 것이고 없으면 내가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새누리당 공천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전략 공천 이뤄질지 관심

최근 새누리당 광양시지구당 당원 사이에서도 득표율이 가장 높은 광양에서 후보를 내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전략 공천이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에서 가장 득표율이 높은 곳에 후보를 내지 못한다면 여당 입장으로도 체면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적어도 3월 둘째주 안으로는 새누리당 후보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의 이런 행보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석패율제 도입 실패가 결국 새누리당 공천에 발목을 잡은 것 같다”며 “광양의 경우 전략 공천하는 선에서 후보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