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역사문화관 지원 못해”
포스코 “광양역사문화관 지원 못해”
  • 지정운
  • 승인 2010.05.03 09:50
  • 호수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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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예산 제철산업 역사관 조성계획 ‘물거품’

광양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던 옛 광양읍사무소 역사문화관 설치 사업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지원 거부로 차질을 빚게 됐다. 광양제철소는 최근 시를 찾아 광양역사문화관내에 광양산업관 조성을 위한 예산 3억 원에 대해 지원 불가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난해 철거와 존치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르며 구 광양읍사무소를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시킨 후 이곳에 광양역사문화관을 설치한다는 계획에 따라 6월부터 11월까지 구 광양읍사무소의 개보수를 마치고 전시관 내 362㎡의 면적에 광양의 역사와 미래상, 관내 출토 유물, 광양제철소 및 컨부두 홍보관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광양제철소 홍보를 위한 광양산업관의 경우 전시관 내 66㎡(20평)내외의 면적에 제철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영상 출력형식의 최첨단 전시관을 설치한다는 계획에 따라 지역 대표기업인 광양제철소에 지역사회 공헌 차원에서 3억 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것. 시는 지난해 9월말에 이어 4월 중순, 광양제철소에 공문을 보내 시 현대사에 큰 의미가 된 광양제철소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있는 최첨단 홍보관이 설치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 이에 대해 김봉서 광양제철소 지역협력팀장은 “연도 예산에 잡히지 않은 사안으로 실무팀에서 안되는 것으로 임원진에 보고 드려 불가 방침을 세웠다”며 “이같은 사실을 광양시에도 알렸다”고 못박았다.

지난 3월 취재가 진행되던 당시의 입장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당시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시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았고, 임원진에게도 구두로 보고한 적이 있지만 최근 임원진이 교체되며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4월 초에 있을 업무보고를 통해 새로운 임원진이 어떤 형태로든 결정을 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지원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같은 광양제철소의 입장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그동안 제철소가 지역을 위해 해준다고 하면서도 실상 해준것은 별로 없다” 며 “예산이 잡히지 않아 안된다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내년 예산에 반영해 주겠다는 말은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의 예산 지원불가 방침에 광양지역 문화계 인사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문화유산해설가 A씨는 “광양제철소가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주는 식’의 지역협력사업을 펼치면서 지역민들이 그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마당에 또 이번 결정이 나왔다”며 “많은 예산과 물량을 투입하고도 시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시민들의 자존심을 살릴 명분을 어디에서 찾아야할 지 분명히 되짚어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시는 광양제철소의 입장을 확인한 만큼 기존에 확보된 예산 내에서 이달 중 사업자 공모를 실시하고 늦어도 9월 하순에는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양역사문화관 조성이란 사안을 두고 광양제철소의 지역사회 공헌 의지는 사라지고 광양시의 광양역사문화관 추진 의지만 남아 시민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