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청약율…광양밤주식회사 ‘빨간불’
낮은 청약율…광양밤주식회사 ‘빨간불’
  • 최인철
  • 승인 2010.05.17 09:41
  • 호수 3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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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청약접수…28농가 1억8400만원 불과
광양시가 밤농가 소득향상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광양밤주식회사 설립에 제동이 걸렸다. 주주로 참여하고자 하는 농가의 참여수가 생각보다 훨씬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양시는 밤농가의 청약율을 높이기 위해 오는 24일 2차 청약을 실시한 데 이어 그래도 참여농가가 많지 않을 경우 내달 다시 한 번 3차 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3차 청약에서 조차 청약율이 미비할 경우 일반농가의 참여도 허용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한 모습이다.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1일 양일간 광양밤주식회사 1차 청약을 접수받은 결과 모두 28농가 1억8400만원을 확보하는데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목표로 한 1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이다.

지역별로는 광양읍이 3농가 600만원, 봉강면 11농가 2600만원, 옥룡면 2농가 400만원, 옥곡면 3농가 600만원, 진월면 3농가 600만원, 골약동 1농가 200만원, 그나마 밤재배농가가 가장 많은 다압면은 예상보다 훨씬 적은 5농가에 그쳤다.

다압면 청약금액은 1억3400만원에 달하지만 이는 1농가가 1억원을 청약하면서 다소 높아진 금액이다. 특히 이처럼 1농가가 높은 금액으로 청약을 하는 경우 밤 재배농가의 참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이어서 밤재배농가의 다양한 참여를 높이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광양시는 당초 광양밤주식회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농가당 100만원씩 투자하는 방식을 계획했다. 광양시 전체 밤재배농가 2798농가 가운데 30%가 넘는 1천여농가가 참여시킨다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광양밤주식회사 설립 가동에 따라 초기 부담을 최소화하고 경영의 안전성 및 건전성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광양시의 최초 구상이었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는 달리 밤재배농가의 참여가 생각보다 부진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올해 말로 예정됐던 회사설립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애초부터 광양밤주식회사 설립의 최대 관건은 27억원에 달하는 출자금 마련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17억원은 국도비를 통해 확보하고 나머지 10억원은 밤재배농가의 지분참여를 통해 확보한다는 방안이었으나 홍보부족과 밤재배농가들 상당수가 광양밤주식회사의 성공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청약율이 부진한 까닭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자생단체였던 곡수협회 부도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어 밤주식회사의 성공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벗어버리지 못한 것이 청약율 저조로 이어진 것 같다”며 “현재 농가들이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충분한 홍보를 통해 청약율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청약율이 저조한 또 한 가지 이유는 가장 많은 밤재배지역인 다압면이 1차 청약기간 중 마을행사에 참여하면서 청약에 참여하지 못한 점도 있다”며 “2차, 3차 청약을 접수 받을 경우 청약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광양지역 밤 재배면적은 5269ha, 생산량은 4718톤, 생산액은 65억2700만원에 이르며 모두 2798농가가 재배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실태는 농협과 산지수집상을 거쳐 도매상 및 수출업체를 통해 소매 또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열악한 구조여서 밤주식회사 설립이 꾸준히 요구돼 왔다. 광양밤주식회사는 가공과 유통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생밤과 깐밤, 분말가공 등을 담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