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당신 민들레인 당신에게
일편당신 민들레인 당신에게
  • 광양뉴스
  • 승인 2010.05.24 09:52
  • 호수 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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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장정숙씨가 남편에게 쓴 편지
장정숙 씨 가족의 즐거운 한 때.

상훈이 아빠!
핸드폰 화면으로는 가끔씩 문자를 날렸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펜을 든 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네요. 옷깃만 스쳐도 전생에 몇 천 번의 인연이 있다는데 하물며 부부인연으로 맺어진 우리는 하늘이 맺어준 천생배필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십대 중반과 삼십대 초반의 어느 가을 날 첫 만남에서 이 사람이 내 인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하면서 만난 지 세 달 만에 결혼을 했고, 연로하신 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겪은 많은 일들, 삼 대 독자인 우리 상훈이가 태어나던 날의 환희, 등등 어느 누구보다 사연 많았던 일들이 한 편의 영화 필름처럼 스쳐갑니다.

여보!
옛 말에 ‘세 발이 객지’라고 했는데 먼 인천에서 고향과 가족과 떨어져 근무한지 어언 8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가끔씩 내가 이 나이에 왜 이렇게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냐고 술 한잔 하면 저에게 원망 반 하소연 반 투정부렸죠.

그래요 당신이 얼마나 고생하고 힘든지 알아요. 당신은 혼자고 나는 상훈이 까지 둘이니까 내가 두 배로 다 힘들지 않느냐고 대들기도 했지만 유난히 외로움을 많이 타는 당신이 얼마나 힘든지 왜 모르겠어요.
그러나 조금만 참아요. 상훈이도 착실하게 공부 잘하고 있고 저 역시 당신뿐이며 직장생활, 신앙생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힘들고 외로워도 조금만 참고 열심히 살다보면 지금의 고생이 좋은 추억으로 남겠죠.

상훈이 아빠!
부모는 선택할 수 없었지만 당신은 제가 선택한 나의 반쪽이기에 슬플 때나 힘들 때 서로에게 위로가 되도록 노력했던 날들을 당신도 기억하시죠. 하나님이 심장과 가장 가까운 곳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든 것은 남편을 심장처럼 아끼라는 깊은 뜻이 있다는 군요.

제 인생에 있어서 잘 한 일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라면 당신을 선택한 일 일입니다. 늦게 만난 만큼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 하자던 약속은 세월이 흘러 약간은 빛이 바랬지만 항상 처음 만나던 설레임과 그 마음을 생각하자던 말도 잊지 않았죠.

여보!
둘이 손을 맞잡고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 부부라 하였던가요. 이제 우리 나이가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 갈 날이 적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너무 서러워하지는 맙시다. 하느님이 부르는 그 날까지 지금처럼 서로 위해주고 사랑하며 건강하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아쉬움 없이  열심히 살아가요.

당신이 저 때문에 더욱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더욱 좋은 아내, 현명한 엄마가 되도록 지금보다 두 배 세배로 노력할게요. 당신도 객지에서 건강조심하고 술 조금만 줄이시고 더 좋은 아빠, 더 멋진 남편이 되어주세요. 저의 남편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광양에서 당신의 아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