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맞는 공권력’ 이대로 둘 것인가
‘매 맞는 공권력’ 이대로 둘 것인가
  • 광양뉴스
  • 승인 2011.05.23 09:22
  • 호수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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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채수 광양경찰서 정보보안과장

영화 속 주인공들의 직업은 경찰이 단연 압도적이다.
몇 편을 제외 하고는 늘 위급한 상황에서도 시민을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들고 흉악한 범죄자들을 일격에 제압하는 언제나 영웅적인 모습으로 등장 한다. 그러나 실제 우리 주변에서는 영화 속의 주인공과는 달리 경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매를 맞는 ‘동네북’으로 전락되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최근 국회에 보고된 행안부 통계에 의하면 공무 수행중인 공무원이 한해 평균 566명, 하루 1.5명이 폭행을 당하고 있다한다. 지난해에는 660명이 폭행을 당하였는데 그중 74%인 488명이 경찰관이다. 공권력이 폭행당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주소다.

더욱이 경찰을 폭행한 공무집행사범의 구속율은 50%, 실형 선고율은 2.6%에 불과 하다는 통계가 있다. 만약 법정에서 이처럼 난동을 피우고 판사에게 행패를 부려도 이렇게 관대할 수 있는가 되묻고 싶다.

공공질서의 최후 보루인 경찰관에 대한 폭행은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반 법치이다. 상습적이고 고질적인 주폭들로 인해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 위축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주취자의 인권은 최대한 보호하되 고질적이고 상습적인 주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 강력하게 조치해야 한다.

전남경찰청에서는 주폭 등 공무집행방해사범을 뿌리 뽑기 위해 5~6월을 ‘공무집행 방해사범 엄정대응 강조기간’으로 설정하고 파출소 등 경찰관서에서 난동을 피우거나 경찰관을 폭행하는 주취사범에 대해 강력 대응키로 했다.

공권력은 국가를 지탱하는 힘이다. 공권력은 민생치안 최접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찰관들의 엄정하고 공정한 공무집행을 통해 나타나는 국가 기본 권력으로 국민들로부터 마땅히 존중 받아야한다. 실추된 공권력의 권위를 회복하고 보호하기 위해서는 주폭 등 공무집행 방해사범에 대한 온정주의에서 과감히 탈피, 현장에서 강력하게 제압하여 경미한 사범이라도 전원 사법처리 해야 한다. 아울러 처벌수위 강화 등 관련 법규도 개정 보완 해야한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지난 9일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경찰관서 내 난동 취객이나 조직폭력배를 제압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규정에 따라 적극적으로 총기를 사용 하라고 지시 했다. 어쩌면 때 늦은 감도 있지만 시의적절한 지시라 여겨진다. 공권력 확립 차원에서 천명한 총기사용 지시가 지엽적인 문제로 그 추진력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총기사용은 엄청 신중을 기해야겠지만 공권력을 무시하는 주폭 만큼은 엄히 다스릴 필요가 있다. 실제로 경찰이 주폭과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정작 위험에 빠진 피해 신고자가 방치되는 사례도 허다하다. 국민들이 각종 범죄로부터 위협 받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 경찰밖에 없는데 이제는 경찰을 질타만 하기 보다는 그들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신뢰와 애정을 보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경찰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과 질책은 아끼지 않되, 경찰이 범법자들에게는 강력한 힘을 발휘 할 수 있도록 뒤를 밀어주고 응원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