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이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미군기지 이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 유현주 민주노동당 전남도의원
  • 승인 2011.05.30 10:09
  • 호수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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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에 의한 고엽제 불법 매립 사실이 폭로되면서 국내에 ‘고엽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6일 퇴역 주한미군의 증언에 따르면 1978년 경북 왜관 캠프 캐롤에 드럼통 250여개(50톤) 분량의 고엽제를 파묻었고, 이 때 다른 화학물질들도 대량으로 함께 매립되었다고 한다. 미군은 급히 공동조사단을 꾸리는 등 유래를 찾아보기 어렵게 신속한 대응을 하고 있다. 그러나 2년 뒤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밝히고만 있지 옮긴 장소와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밝히지 않고 있으며 민간의 한미합동조사단 참가는 여전히 배제하고 있다.

고엽제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여 이미 70년대 이후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것은 물론이고, 베트남전에 참가하였던 군인들은 현재까지 가슴앓이, 두통, 현기증, 피부혹 발생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 당시 미군은 고엽제를 제초제라고만 하여 군인들과 주변 농민들은 ‘(고엽제를) 직접 손으로 뿌리기도 했다’는 증언들도 있고, ‘이상하게 3년 이상 풀이 자라지 않더라’는 웃지 못 할 이야기들도 있다.
과연 이런 행태와 피해가 경북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롤에서만 있었겠는가.

이 사건 이후로 전국 각지 미군기지 주변의 주민들은 미군에 의한 대량 화학물질 매립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퇴역 미군에 의한 폭로가 없었다면 미군은 영원히 자신들의 천인공노할 행위에 대해 입을 다물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광양에는 지난 2006년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한 대규모 투쟁이 있었다.

광양항에 미군기지를 이전한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시민들은 하나같이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는 각종 환경오염과 범죄 문제 등을 지적하며 반대를 하였고, 결국 이전 계획은 철회됐다.
그러나 2011년 초 다시 미군기지 광양항 이전 문제가 검토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발표되자 시민들은 큰 우려를 표명했다.

광양에 이전하겠다고 한 미군기지가 바로 경북 왜관의 캠프 캐롤이다. 등골이 서늘해지지 않을 수 없다. 혹여나 광양에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한 검토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면 작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교훈으로 삼아 모든 계획은 중단되어야 한다.
미군기지 고엽제 불법매립으로 주변 주민들을 물론이고 전 국민들이 이 사건의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현재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기 위해 공동조사단에 지역주민, 민간이 추천하는 전문가의 직접 참여를 보장하고, 전면적인 자료공개와 미군기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더불어 원상복구와 피해보상, 재발방지 대책을 포함한 미국정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불평등한 국제조약인 한미행정협정(SOFA)의 개정에 대해 양 정부가 적극적으로 논의해 더 이상 불법부당한 사건들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