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아
배 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아
  • 광양넷
  • 승인 2006.12.20 22:25
  • 호수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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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내일이고, 내일이 모레인데도 한해가 가고 다음 해가 온 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새해에는 무언가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시작의 기쁨이다. 1년전 오늘을 생각해 보자. 1년 전보다 퇴보했다면 여러분의 오늘 모습은 시체이다. 별 생각이 없고 변화가 없었다면 식물인간이다.
 
약간의 사고변화와 약간의 성장을 했다면 보통사람이다. 사고가 좀 더 성숙해지고 상황변화에 적응을 잘 했다면 분위기맨이다. 사고가 창의적이 되고 상황변화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어 갔다면 당신은 멋쟁이이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모습인지.

그렇다면 1년전에 비해 우리나라 모습은 어떠할까. 건강하지 못하고 몸만 비대해지면서 정상적인 사고가 이루어지지 않는 식물인간이 아닐까.

올해 우릴 우울하게 만든 것은 부동산으로 인한 양극화문제이다. 양극화문제는 더욱 우리를 배 아프게 하였다.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부가 증가되니 배가 아플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사람은 배 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고들 한다.

올해에는 더욱 배 아픔을 못 참는 사람들이 많았던 한해이다. 나라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우리 국민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 문화에는 유교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유교에서는 忠, 孝, 禮를 중시한다. 이 단어에는 나와 상대가 있다.

그런데 주체가 내가 아니라 상대이다. 상대에 대한 충이요, 상대에 대한 효와 예이다. 상대의 눈이나 감정에 맞춘 나의 행동이다. 나의 눈과 감정이 아니다. 상대가 나를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실리보다는 체면이나 명분을 더 중요시하게 된다.

이젠 상대보다는 나를 먼저 생각하고 명분이나 체면보다 내실을 기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자. 

배 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말에도 나와 상대가 있다. 배 고픈 것은 나와 관계된 일이지만 배 아픈 것은 상대와 관계된 일이다. 배고픈 것은 내 배가 고프지만 배 아픈 것은 상대 때문이다. 유교문화가 우리들의 몸에 스며들어 있어서 배 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더욱 못 참는 것 같다.
새해에는 배 아픈 사람들이 적어졌으면 좋겠다.

어느 기사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아파트값이 하늘 높은지 모르게 치솟자, 광분하면서 몹시 배아파 한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 한 사람이 “강남에 아파트를 왜 사지 않았느냐.”고 하자 그가 말하길 정부 말만 믿다가 이렇게 오를지 몰랐단다.“당신이 사는 아파트도 1억원이상 오르지 않았느냐.” 강남 사람들은 나보다 열배나 더 많이 벌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가 아프다는 이야기다. 10억원 오른 아파트를 가진 사람을 보면 1억원만 오른 사람의 배는 아플 것이다.

그렇다면 1천만원 오른 지방 사람은 어떻겠는가. 배가 두배나 아플까. 아니! 집이 없는 사람은 어떻겠는가. 그런데 집이 없는 서울사람과 집이 없는 지방사람 중 누가 더 배가 아플까요. 이들은 배가 아픈 것이 아니라 배가 고픈 것이다. 지방사람보다는 서울사람이 더 배가 고플 것이다. 배가 아플 사람은 따로 있는데, 배 부를 사람들이 더 배 아파한다. 

적게 올라도 배가 아프니 모든 사람이 배 아플 수 밖에 없다. 온 나라가 시끄러운 것은 당연하다. 아예, 배고픈 사람은 말도 못하고 있다. 배가 고파서 배아프다고 말도 못하는 사람들을 우린 생각해야 한다.‘배고픈’절대빈곤층을 정서적으로 자극해서‘배까지 아프게’할 때가 아니다.

새해에는 배 고픈 사람들이 할 말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박용성 전 대한상의회장은 배 고픈 것은 정부가 해결해주어야 하지만 배 아픈 것은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고 하였다. 배 아픈 것보다는 배고픈 것을 먼저 정부가 해결해 주었으면 한다.

해답은 없을까?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정부가 되고 국민이 되는 것이다. 그 이전에 법과 원칙은 특정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층이 지금 배 아파하는 층이 되었으면 한다.

새해부터는 배고픈 것은 못 참아도 배 아픈 것은 참을 수 있었으면 한다. 부모들이여. 아이들에게 이를 가르쳐 주자.
나의 사고전환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