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과민성 장증후군 (Irritable Bowel Syndrome)
[한방칼럼]과민성 장증후군 (Irritable Bowel Syndrome)
  • 광양넷
  • 승인 2006.12.20 23:05
  • 호수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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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 장증후군이란 장의 기능적인 문제로 장 활동이 지나치게 빨라지거나 혹은 느려지면서 나타나는, 설사나 변비, 복부 불쾌감, 가스가 차는 팽만감 등의 일련의 증상을 말합니다.   기능적인 문제라 함은 위나 대장의 내시경 검사 또는 기타 검사로 별 다른 소견이 없어 어떤 기질적 병으로 명시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는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문제가 주된 요인임을 암시하는 것으로 대체로 민감한 성격적 소인을 가진 사람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살아오면서 잘못된 식사습관이나 배변습관을 가지게 된 사람에게서도 자주 발생합니다. 한국인의 약 30% 정도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위장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50% 이상이 이 질환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경쟁과 갈등이 많은 현대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문명병’이라 할 만 합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장의 운동을 지배하는 신경을 자극, 장운동을 둔화시키거나 혹은 반대로 촉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노인들에겐 거의 나타나지 않고 청장년층이나 중년층에서 잘 나타나며, 여자가 남자보다 두 세배 더 많습니다.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끼치고 잘 낫지도 않아, 위의 증상이 상당기간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조언이나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변의 형태에 따라서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단순한 설사형으로 항상 묽은 변을 보지만 통증은 거의 없는 경우입니다. 대개 아침 식사를 전후해서 몇 차례 변을 보게 됩니다. 그 외의 문제는 없으나 이런 과정이 거의 매일 되풀이 되어 아침마다 몸과 마음이 바빠집니다.
 
두 번째는 변비·설사 교대형으로 며칠 동안 변비로 고생하다 또 며칠간은 설사로 변하기도 합니다. 혹은 배변 시작 즈음엔 변비였다고 후에는 설사로 나오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변비형으로 변비가 있으면서 복통을 동반하는 경우입니다. 변의 모양은 토끼똥 같이 동글동글하거나 연필 모양으로 가늘고 길수도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심장과 비장의 기능이 함께 허약해지거나, 간의 기운이 울체하여 비위의 기능을 떨어뜨려 일어난다고 봅니다. 체질적으로 보면, 신경이 예민하거나 내성적인 성격에 꼼꼼하고 빈틈이 없는 소음인이나, 은근히 생각이 많고 과식이나 과음을 즐겨하는 태음인에게 잘 발생합니다. 약을 처방할 때는 표본(標本)을 정하는데 처음엔 증상에 초점을 두는 표치(標治) 즉 증상을 완화하는 약을 쓰게 되고, 어느 정도 호전이 되면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하는 즉 본치(本治) 하는 약을 쓰게 됩니다. 치료과정 중에 증상의 변화가 많으므로, 그에 따른 약물의 선택과 가감도 중요합니다. 약물 외의 방법으로, 단전이나 배꼽에 뜸을 뜨거나 반신욕이나 핫팩 등으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기능적인 장애로 만성적이긴 하지만, 수명에 지장을 주는 심각한 질환이 아니므로 평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서 규칙적인 식사와 배변습관, 알맞은 음식섭취 그리고 적당한 운동을 통하여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이기는 것이 병을 이기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으므로,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를 오히려 즐기고자 노력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져보도록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