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 그리고 기대하고픈 것들
처음, 시작 그리고 기대하고픈 것들
  • 백건
  • 승인 2007.01.03 21:19
  • 호수 19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7년 정해년(丁亥年)이 밝았다. 이맘때 사람들은 새해를 맞아 개인적으로 소망하는 일들을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면서 또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덕담을 건네곤 한다.

새해 벽두(劈頭)인 만큼 시작에 컨셉을 둔 광고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경찰관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겠다고 거수경례로 다짐하는 장면, 간호사가 가관식에서 환자를 자신의 가족과 같이 돌보겠다고 너스캡을 쓰고 촛불 앞에서 다짐하는 장면, 당선된 국회의원이 국민의 복리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의정단상에서 선서하는 장면, 그리고 대통령이 국가의 최고 지도자로서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겠다고 엄숙하게 선서하는 장면 등등.
 
시작과 처음은 우리에게 경건한 마음가짐과 설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 광고 역시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과 각오의 신성성을 떠올리게 한다. 

신년 초에는 각자 올 해의 각오와 다짐을 나름대로 하기 마련인데, 일년 동안 이것을 이어간다면 풍성한 열매로 화답할 게 분명하다. 새해를 맞아 우리는 다짐도 하지만 동시에 기대하고픈 것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대다수 국민들은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여건이 좋아지기를 소망할 것이다. 특히 올해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정치권이 먼저 요동칠 것 같다.
 
벌써부터 정쟁(政爭)의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어 우려스럽다. 우리 지역사회 역시 중앙 정치권의 이러한 자장권(磁場圈)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선거를 앞둔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정치권에서 정말 진심으로 지역민을 위하고 민생을 챙겨 지역민들이 소망하는 일들을 성취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지역의 선량들이 지역구에서 발생한 임대아파트 부도사태로 인한 임대 보증금 반환문제와 관련한 ‘특별법’(부도공공임대주택임차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의 제정 및 연내 통과에 기울인 노력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한 일이라고 폄하하지 말고, 정말 잘한 일은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는 게 온당하다. 지역의 정치인들이 정치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줄 때 지역의 현안사업도 탄력이 붙는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화된 지 오래다. 젊은이들이 청년실업의 고통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라의 경제는 말할 것도 없지만 지역경제도 살아나야 한다. 
 
한편으로 우리 지역사회는 여러 가지 현안문제들이 해를 넘긴 만큼 새해에는 그러한 갈등적 요소들을 구성원간에 원만하게 합의하고, 또 그 합의를 신뢰하고 실천해 가는 선례를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지역사회는 지역민들의 주권적 권리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부문에서 갈등적 요소가 여전히 많다. 혹자는 이러한 갈등적 요소를 부정적으로만 보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선진사회로 가는 도정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갈등이 생산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자칫하면 상호 불신과 반목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구성원 간에 합리적으로 합의점을 도출하고, 또 그것을 신뢰하고 실천하는 풍토의 조성이야말로 한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고 봐야 옳다.
 
오히려 지역민의 민의를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행정이나 추진은 먼 훗날 더 큰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새해에도 열심히 사는 대다수 선량한 사람들이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사는 건강한 사회를 구성하는데 모두가 합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우리 지역이 물질적 풍요에 앞서 정신이 건강한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 그리고 웃음이 넘치는 사회로 거듭 나기를 소망해 본다.